인공지능(AI)과 바이오 데이터 기술이 반려동물 헬스케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특히 발병 후 회복이 극히 어려워 반려묘 가구의 최대 고민으로 꼽히는 '고양이 만성 신장질환(CKD)' 영역에서 유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밀 영양 관리 체계가 도입되어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R&D 기반의 고양이 헬스케어 테크 기업인 그레이코트 리서치(Greycoat Research)는 고양이 신장 건강의 유전적 취약점을 사전에 분석하고, 개체별 맞춤형 관리를 제공하는 '유전자 기반 정밀 영양(Personalized Precision Nutrition)'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전격 확장한다고 18일 공식 발표했다.
그동안 반려동물의 만성 질환 관리는 증상이 발현된 이후 일률적인 처방식을 급여하는 사후 약방문식 접근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그레이코트 리서치는 고양이 개체별 유전적 위험도와 진행 단계를 과학적으로 세분화한 건강 관리 체계를 제안하며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이러한 정밀 영양 체계의 핵심은 최근 수의학계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AIM(Apoptosis Inhibitor of Macrophages)' 유전자 변이 연구에 있다. 주요 국제 학술지(2016 Scientific Reports, 2025 Journal of Veterinary Internal Medicin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의 AIM 유전자 Exon 3 영역 변이는 신장 건강의 취약성 및 질환 진행 메커니즘과 깊은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레이코트 리서치 측은 이 유전자 변이 여부를 사전에 스크리닝하여 위험 개체를 선별하고, 아직 증상이 없는 예방 단계부터 관리 단계까지 세분화된 단계별 복합 영양 스케줄을 적용하는 정밀 케어 솔루션을 상용화했다.
윤정은 그레이코트 리서치 대표는 "고양이의 신장 건강은 단순히 특정 영양제를 먹이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복잡한 영역"이라고 짚으며, "유전적인 취약 인자를 먼저 파악하고, 질환의 흐름에 맞춰 장기적인 생활 데이터와 영양 설계를 매칭해야만 실질적인 케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피터페터와 데이터 동맹… 조기 스크리닝부터 실제 케어까지 '인프라 연계'
그레이코트 리서치는 바이오 데이터의 객관성과 헬스케어 전문성을 고도화하기 위해 외부 전문 기관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반려동물 유전자 분석 전문 기업 '피터페터(PitterPetter)'와 손을 잡고 AIM 유전자 기반의 검사 데이터 협력을 추진한다.
양사의 협력은 일회성 유전자 검사에 그치지 않고, '검사-예측-맞춤형 케어'로 이어지는 전주기 데이터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피터페터가 보유한 AIM 유전자 Exon 3 변이 분석 시스템을 통해 조기 위험군 추적 정확도를 높이고, 이를 그레이코트 리서치의 단계별 영양 관리 솔루션과 연동하여 실제 반려묘들의 건강 데이터 변화 추이를 장기 트래킹한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그레이코트 리서치는 급여묘들의 크레아티닌(CREA) 수치 및 BUN 수치 등 주요 신장 기능 지표의 안정화 흐름을 장기 케어 데이터로 확보하며 데이터 기반의 신뢰도를 탄탄하게 입증해 나가고 있다.
윤정은 대표는 "피터페터의 유전자 분석 시스템과 우리의 영양 관리 접근을 연계함으로써 고양이 신장 건강을 사전에 예측하고 추적하는 데이터 인프라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 글로벌 33개국 영토 확장… AI 기반 글로벌 펫 테크 플랫폼으로 도약
이와 같은 R&D 역량을 바탕으로 그레이코트 리서치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 2023년 AIM 의학연구소와의 전략적 협업을 시발점으로 제품 라인업을 론칭한 이후, 현재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누적 2만 5천 병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초기 쇼피파이(Shopify) 중심의 글로벌 D2C(소비자 직접 판매) 채널에서 성과를 낸 이들은 최근 글로벌 B2B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튀르키예 현지 동물병원 전문 유통업체와의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 미국 현지 법인 설립을 완료하며 북미 및 글로벌 동물병원 채널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그레이코트 리서치는 그동안 축적된 고양이 신장 질환 관리 빅데이터를 고도화하여 AI 기반의 맞춤형 상담 플랫폼 및 단계별 스마트 케어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윤정은 대표는 "데이터 기반의 정밀 영양 솔루션과 글로벌 동물병원 네트워크의 융합을 통해 전 세계 반려묘들에게 한 차원 높은 고도화된 테크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사할 것"이라며 "한국의 펫테크 기술력이 글로벌 표준이 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고양이 헬스케어 시장은 이제 단순한 사료나 용품 산업을 넘어 '펫-바이오(Pet-Bio)'와 '테크(Tech)'가 결합된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으로 가파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반려묘 가구 비중이 높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감각에 의존하는 케어가 아닌, 유전자 분석과 헬스케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예방 의학적 접근'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은 이미 데이터 확보 싸움에 돌입했다. 이러한 시점에 유전자 데이터 전문성을 가진 피터페터와 실제 정밀 영양 케어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그레이코트 리서치의 연합은 고양이 만성 질환 관리 시장에서 강력한 데이터 장벽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33개국 진출과 미국 법인 설립이라는 인프라를 갖춘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펫 테크 무대에서 디지털 헬스케어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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