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양유산연구소, 2024년 수중 발굴 조사서 확인…현재 분석 중
고려청자 운반 '태안선'에선 30대男 흔적 찾기도…'바닷속 경주' 주목
(태안=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바닷속 경주'로 불리는 충남 태안 마도 앞바다에서 옛사람의 흔적이 새롭게 확인됐다.
최근 마도 해역에서 수중 발굴 조사가 다시 시작된 가운데, 예부터 수많은 배가 오갔던 바닷길의 역사를 풀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18일 학계와 국립해양유산연구소 등에 따르면 연구소는 2024년 마도 해역을 조사하던 중 거의 완전한 모습의 고(古) 인골을 수습했다.
그동안 사람 뼈 일부가 나온 적은 있지만, 사실상 완전한 모습으로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연구소는 최근 인골을 모두 수습했으며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학계 전문가와 함께 인골 구성과 성별·나이·키 등을 추정하고, 뼈조직에서 DNA를 추출해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분석도 할 예정이다.
뼈에 남아있는 탄소 동위원소를 통해 절대 연대를 측정하는 과정도 거칠 전망이다.
최근 고고학계에서는 뼈나 치아에 남은 동위원소 비율 등을 분석해 과거 식생활, 환경까지 폭넓게 연구하는 만큼 다양한 분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 관계자는 "(발견된 인골의 연대를) 통일신라, 넓게는 고려시대로 볼 수 있다는 전문가 견해가 나왔으나 DNA 분석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연구소는 인골이 발견된 주변을 함께 살펴보고 있다.
인골 바로 옆에서는 난파선으로 추정되는 선체 조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조금 떨어진 바닥에서는 선체로 보이는 조각이 일부 확인됐다.
인골과 선체 조각이 연관성이 있는지는 추후 조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태안 마도 일대에서는 이전에도 뱃사람의 흔적이 나온 바 있다.
12세기 무렵 전남 강진에서 만든 고려청자를 싣고 개경으로 향하다가 폭풍을 만나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 이른바 '태안선'에서 찾은 인골이다.
국내 난파선에서 사람 뼈가 발견된 건 태안선이 처음이었다.
연구소는 2008년 대섬 앞바다 수심 15m 지점을 조사하던 중 좌우 어깨뼈(견갑골), 오른쪽 위팔뼈(상완골), 좌우 아래팔뼈(척골), 척추뼈 등을 발견했다.
뼈의 상태를 볼 때 30대 남성일 가능성이 크며, 위팔뼈 길이를 이용해 추정한 키는 약 160cm다. 골절 흔적도 없어 건강한 신체의 소유자였을 것으로 보인다.
태안선의 인골은 긴박했던 상황을 고스란히 품고 있어 의미가 크다.
발견 당시 인골은 다섯 겹으로 켜켜이 쌓인 청자 더미에 깔린 상태였는데, 갑자기 배가 침몰하면서 화물에 깔려 유명을 달리한 상황을 짐작케 한다.
연구소는 올해 수중 발굴 조사를 시작하는 한편, 인골 연구를 이어갈 방침이다.
수중고고학 전문가, 잠수사 등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지난 12일 마도 해역 인근 안흥초등학교 신진도분교에서 개수제를 열고 조사 작업을 시작했다.
조사단은 준비한 술과 음식을 올리며 '서해 용왕님'께 예를 표했다.
이은석 국립해양유산연구소장은 축문을 통해 "조사를 함에 있어 아무 사고 없이 안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자애로운 보살핌을 바라옵니다"라고 기원했다.
올해 조사에서는 고려시대 난파선으로 추정되는 선박 흔적 즉 '마도 5호선'(선체 발견 이후 정식 명명 예정)의 실체를 찾는 게 목표다.
연구소는 지난해 시굴 조사를 거쳐 청자 다발과 선체 조각 등을 확인했다.
연구소는 우리나라 수중 발굴 역사가 50주년을 맞는 해를 맞아 올해 마도 5호선으로 추정되는 선박 구조와 성격을 명확하게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국제 정세로 선박용 유류 가격이 상승해 상황이 넉넉하진 않지만, 조사단은 수중유산 발굴 선박 운항과 조사 일정을 조정해 효율을 높이기로 했다.
연구소 측은 "새로운 고선박의 실체를 규명해 해양유산 연구의 지평을 확장하고, 수중고고학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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