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치독]부채비율 718%의 늪…형지, 영업이익으론 이자도 못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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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독]부채비율 718%의 늪…형지, 영업이익으론 이자도 못 낸다

한스경제 2026-05-18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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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지 제공
형지 제공

| 서울=한스경제 이현정 기자 | 패션그룹형지는 최근 수년간 수익성 악화에 차입 부담 확대로 재무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구조가 장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상장 계열사들도 적자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그룹 전반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패션그룹형지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718%로 전년(453%)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집계한 의복 업종 평균 부채비율(약 68%)과 비교하면 10배를 웃도는 기록적인 수치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할 경우 재무 부담이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며 700%대는 외부 환경 악화나 실적 둔화 시 재무 안정성이 급격히 흔들릴 수 있는 수준으로 지목된다.

이자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2025년 패션그룹형지의 이자보상배율은 0.43배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1배 미만일 경우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만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상태로 해석된다.

패션그룹형지는 최근 5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배를 밑돌며 영업활동만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2021년 -3.46배, 2022년 0.82배, 2023년 0.76배, 2024년 0.16배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이 장기화될 경우 사실상 ‘좀비기업’ 상태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업 경쟁력이나 본업 수익성 개선보다 차입 연장이나 외부 자금 조달에 의존해 생존하는 구조가 굳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패션그룹형지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약 28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단기성 차입 비중이 높은 구조로 만기 차환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반면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약 65억원 수준에 그쳐 차입 규모 대비 유동성 완충 여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 부담 확대 배경에는 계열사 지원 과정에서 자금 부담이 누적된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패션그룹형지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로 유지하면서도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대규모 당기순손실과 과중한 차입 부담으로 재무구조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상장 계열사도 ‘좀비기업’ 그림자

상장 계열사 형지글로벌은 수익 기반이 사실상 붕괴된 구조로 평가된다.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2023년 -10억원, 2024년 -93억원, 2025년 -80억원으로 적자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2016년 프랑스 골프의류 브랜드 까스텔바작의 글로벌 상표권을 인수한 뒤 별도 법인을 설립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켰지만, 이후 사명을 형지글로벌로 변경하며 외형 확장에 나섰음에도 수익성 개선이 따르지 못하고 한계기업 성격이 짙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패션그룹형지 관계자는 “형지글로벌은 수익성 개선과 재무 안정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도 구조조정 등 급격한 조치가 아닌, 계열사별 운영 효율화를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상장 계열사 형지I&C도 수익성 악화로 재무 부담이 누적되며 한계기업 성격이 짙어지고 있다. 형지I&C의 영업이익은 2023년 6억5000만원, 2024년 -50억원, 지난해 -70억원으로 적자 전환 이후 손실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형지I&C는 결손금 해소를 위한 감자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로 자본구조 개선에 나선 상황이다. 감자에 따른 주권 변경상장 절차가 완료되며 주권매매거래 정지가 해제됐지만, 유상증자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정정 제출을 요구하며 일정이 지연됐다. 이후 효력 발생일은 기존 이달 8일에서 22일로 재기산됐다.

형지I&C는 기존 오프라인 패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온라인 기반의 성장 축을 강화하며 ‘옴니패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은 자사 온라인 쇼핑몰 ‘하이진닷컴’을 중심으로 한 직접판매(D2C) 확대 전략이다. 온라인 전용 브랜드 ‘볼디니(BOLDINI)’를 하반기 론칭하고, 기존 오프라인 브랜드를 온라인 채널로 확장하는 투트랙 전략을 병행하며 디지털 기반 수익 구조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본업 적자가 누적되는 가운데 디지털 신사업이 단기간에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다.

패션그룹형지 관계자는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온라인 신사업이 본격 가동되는 하반기 외형 확대 및 수익성 강화에 성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투자자들과의 소통을 확대하면서 중장기 사업 방향성과 재무 개선 계획을 보다 충실히 설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관계자 매출채권 406억원

계열사 간 높은 내부거래 의존도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그룹 내 유일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형지엘리트의 경우 실적 이면에 특수관계자 매출채권 규모가 급증하며 이른바 ‘밀어내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형지엘리트가 모기업으로부터 받아야 할 매출채권은 지난해 말 기준 406억원에 달한다. 이는 계열사 간 거래 이후 현금 회수가 지연된 금액을 의미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형지엘리트가 소진하지 못한 재고를 모기업에 넘기고 매출채권으로 잡는 밀어내기를 통해 착시 실적을 만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형지엘리트가 최근 모기업으로부터 약 30억원 규모의 상표권(무형자산)을 매입한 점도 주목된다. 현금 창출력이 좋아진 계열사가 상표권 거래라는 우회적인 방식을 통해 재무 위기에 빠진 모기업에 자금을 지원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우량 계열사의 자금이 부실한 모기업의 방패막이로 활용되면서 그룹 전체의 재무 건전성을 동반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패션그룹형지가 생존을 위해 송도 사옥 등 비핵심 자산 매각과 브랜드 구조조정을 포함한 강도 높은 재무 개선 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나온다. 건립 당시 약 1000억원 이상의 공사비가 투입됐고, 현재 시장 가치 2000억원 내외로 추산되는 송도 사옥은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형지에게 가장 강력한 재무 개선 카드다. 이 사옥을 매각하거나 자산 유동화에 성공할 경우 부채비율 부담을 완화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패션그룹형지 관계자는 “그룹은 현재 경영효율화와 함께 수익성 중심 사업 재편, 보유 자산 활용 방안을 검토하며 현금흐름 개선과 재무구조 안정성 확보 작업을 추진 중”이라며 “오랜 업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정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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