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M] 반도체 호황 덕에 크레딧 미소짓는 SK 계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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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M] 반도체 호황 덕에 크레딧 미소짓는 SK 계열사

한국금융신문 2026-05-18 00: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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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국내 주요 그룹들이 핵심 사업 업황에 따라 실적과 신용도가 엇갈리고 있다. 중복상장 규제와 함께 부실한 계열사 지원 시 발생할 수 있는 주주반발은 각 기업이 자금조달과 자산배치 등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각 기업은 그룹 계열사라는 ‘우산’보다 본업 경쟁력 제고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일부 왜곡된 크레딧 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18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 중복상장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중복상장은 기업이 특정 사업부를 분할해 상장하는 것이다.

이 때, 시장 자금이 분산되거나 한쪽으로 쏠리면서 모회사가 저평가되는 억울한 상황이 연출된다.

과거 국내 그룹사들은 이러한 중복상장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했다. 현재는 주주보호를 위해 중복상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관련 자금조달 창구가 사실상 막혔다.

기업들은 외부조달을 최소화하거나 대체 자금조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주주반발을 사지 않기 위해서는 채무 성격을 지닌 자금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반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은 조달비용이 높아지는 등 각종 난관에 처할 수 있다.

불가피한 보유 자산 전략적 재배치

현재 국내 증시는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으로 반도체 및 전력에 이어 로봇 섹터 등이 상승을 이끌고 있다. 석유화학과 철강 등 전통 산업들에 속한 기업 주가도 올랐지만 시장 분위기 편승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용평가사들은 더 냉정하다. 실적 개선 기대보다는 기업의 부채 상환 여부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려가 큰 석유화학, 철강, 건설 등은 국내 그룹사 대부분이 계열사로 두고 있다. 그룹 크레딧 측면 안심할 수 있는 곳은 없다는 의미다. 반대로 반도체와 같이 긍정적 산업 섹터를 보유하고 있는 그룹은 신용도 완충력이 높아진다. 하지만 ‘계열 지원’에 대한 부담을 온전히 지우기 어렵다.

국내 주요 그룹 계열사 대부분은 ‘그룹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펀더멘탈 대비 신용등급이 한 단계 높게 형성된다. ‘보증’은 아니지만 지원 기업 입장에서는 자회사가 부실해지면 리스크를 짊어지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롯데그룹이다. 롯데그룹은 롯데건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가 그룹 전체로 확대됐다. 주력 계열사이자 그룹 신용도 핵심 축인 롯데케미칼도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서 지원이 어려워졌다.

설령 지원이 가능했어도 문제 소지가 있다. 바로 주주 반발이다. 주주 입장에서 롯데케미칼 자체 문제는 리스크를 짊어져야 하는 대상이지만 자회사 리스크는 별개다.

주식시장 참여자가 많아진 상황에서 ‘계열 지원’에 대한 저항은 더 커질 수 있다. 주주에게 계열 지원을 납득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해당 계열사의 성장을 입증하는 방법뿐이다.

이미 신평사들은 계열 지원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한 신평사 연구원은 “상법 개정 등으로 계열 지원에 대해 더욱 보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이러한 기조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생각되며 결국 그룹 간판이 아닌 기업별 실질적 역량 평가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 기업들은 외부조달보다 내부 구조조정 선행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룹사들은 유휴자산 매각, 계열사 간 합병 등을 통해 효율적 자산배치가 먼저라는 뜻이다. 이 부문에서는 SK그룹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이지만 SK이노베이션과 SK E&S, SK온과 SK엔무브 등을 각각 합병해 신용등급 하락을 방어했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등 방산과 조선부문 성장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목적이 성장보다는 부채상환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흠집을 냈다.

SK그룹과 한화그룹이 대조적인 평가를 받은 이유는 시장에 대한 태도다. 전략적인 자산 재배치와 외부조달 중 무엇이 먼저인지에 대한 시장의 반응인 셈이다.

본업 경쟁력이 핵심…무늬만 ‘자본’ 거리두기

한국신용평가는 중복상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교환사채(EB), PRS(주가수익스왑), 모회사 직접조달(유상증자, 시장성 차입 등), 자산매각 등이 대체 조달 수단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 EB나 PRS는 ‘주가’와 연결된다. 발행 시 부채로 분류되지 않지만 만기에 자회사 지분가치 수준에 따라 펀더멘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파생상품은 회계 기준에 따라 계상되지만 실질적 평가에 대한 변화가 감지된다.

과거에는 회계 기준을 그대로 따랐지만 분석 주체에 따라 분류를 달리하는 것이다. 자본성증권 중에서도 실질적으로 부채 성격인 자금에 대해서는 냉정한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일종의 우회성 자금조달에 대한 시장의 경고다.

결국 관건은 각 기업이 본업을 잘하는지 여부다. 산업별 양극화는 이제 시작에 불과한 단계라는 뜻이다.

그룹 크레딧 정상화…구조조정 ‘포커스’

국내 크레딧 시장은 상향 평준화돼 있다. 그룹 계열사들이 주로 등장하는 것은 물론 ‘계열 지원’이라는 특수성이 우량주 중심 시장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평사들의 보수적인 접근과 주주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계열지원’ 힘은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긍정적, 부정적 전망 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그룹 전체 펀더멘탈이 달라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누가 더 빠르게 효율적으로 자산을 재배치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한국금융신문이 국내 신평사들이 평가사 국내 그룹사 동향을 보면 가장 큰 과제를 안고 있는 그룹은 롯데그룹이다. 롯데그룹은 2025년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롯데케미칼이 943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여파로 지주사(롯데지주)와 주요 계열사 신용등급이 한 단계 하락했다.

올해 1분기 롯데케미칼이 흑자전환한 가운데 롯데쇼핑이 백화점을 중심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보였다.

다만 여전히 주력 자회사는 롯데케미칼이라는 점과 롯데쇼핑의 선전이 신용도 반전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다. 업황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전략적 자산 재배치와 자금조달을 고심해야 하는 처지다.

신세계그룹 역시 올해 1분기 백화점과 대형마트 부문에서 실적 개선을 보였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롯데쇼핑과 비교하면 자체 경쟁력 제고에 따른 결과라고 단언하기 어렵다. 외부조달 등에서 여전히 자유롭다고 볼 수 없다.

LG그룹은 LG전자가 기존 제조업 한계를 극복하고 구독서비스 등으로 체질을 개선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등 화학과 배터리 부문 성장 정체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배터리 부문은 올해 1분기 적자로 전환했다. 데이터센터 ESS 확대를 위한 과정이지만 자금조달에 대한 고민도 확대되고 있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가 실적을 지탱하는 가운데 배터리(SK온)와 석유화학(SKC, SK지오센트릭)이 크레딧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방산(한화에어로스페이스)과 조선(한화오션)이 성장을 이끄는 반면, 태양광과 석유화학(한화솔루션)이 발목을 잡고 있다.

석유화학은 각 기업은 물론 그룹 전체 크레딧을 흔드는 섹터다. 중국 물량 공급을 버티기 어렵기 때문에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전환 등 전반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석유화학 산업은 각 그룹 신용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재편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외부조달과 계열지원에 대해 더욱 깐깐해지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자금조달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업계 빅딜 가능성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그만큼 상황 자체가 좋지 않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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