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중순에 접어들며 한낮 기온이 부쩍 올랐다. 어느덧 초여름의 기운이 완연해지자 불청객인 벌레들도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모기나 초파리는 물론, 집안 구석구석을 누비는 해충 때문에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온다. 마트에서 파는 살충제를 쓰자니 화학 성분이 걱정되어 손이 잘 가지 않는 이들이 많다. 특히 어린아이나 반려동물과 함께 지낸다면 더욱 조심스럽다. 이럴 때 주방에서 흔히 버려지는 고구마 껍질을 써보자. 천연 재료만으로도 든든한 방어벽을 세울 수 있다.
말린 껍질 태워 천연 향 피우기
고구마 껍질에는 전분이 듬뿍 들어 있다. 이 성분은 껍질이 바싹 마른 상태에서 불을 만나면 아주 천천히 타 들어가는 성질을 띤다. 잘 말린 껍질에 불을 붙이면 은은한 연기가 피어오르는데, 이 연기가 천연 모기향 노릇을 톡톡히 해낸다. 벌레들은 이 향을 싫어해 근처에 오지 못한다.
사용할 때는 현관문 앞이나 창틀, 베란다처럼 벌레가 들어오는 길목에 두는 것이 좋다. 공기가 아예 통하지 않는 방 안보다는 외부 공기가 조금씩 드나드는 곳이 알맞다. 시중에서 파는 모기향은 코를 찌르는 매캐함이 남지만, 고구마 껍질은 향이 순하고 자극이 적어 부담 없이 쓸 수 있다.
커피 가루와 섞어 화력 키우기
고구마 껍질만 태워도 좋지만, 카페에서 얻어온 커피 찌꺼기를 보태면 향이 더 진하게 퍼진다. 커피 가루에 남아있는 기름 성분이 껍질이 잘 타도록 돕고, 연기가 끊기지 않고 오랫동안 머물게 만들기 때문이다. 두 가지 향이 섞이면 벌레를 쫓는 힘은 더욱 세진다.
다만 재료를 준비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고구마 껍질과 커피 가루 모두 수분을 완전히 없애야 한다. 물기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곰팡이가 피기 쉽고, 불을 붙여도 연기 대신 쾌쾌한 냄새만 날 수 있다. 햇볕이 잘 드는 곳에 펼쳐 두거나 에어프라이어를 써서 과자처럼 바삭한 상태로 만들어야 제대로 된 구실을 한다.
연기 없이 놓아두기만 해도 충분
집안에서 불을 피우는 것이 꺼려진다면 말린 껍질을 그대로 두는 방식도 있다. 촘촘한 망이나 주머니에 껍질을 담아 벌레가 자주 나타나는 곳에 걸어두기만 하면 된다. 싱크대 하부 장이나 배수구 근처, 세탁기 뒤쪽처럼 습기가 많은 곳이 명당이다.
이렇게 껍질을 배치해두면 벌레를 쫓는 것은 물론 집안 냄새를 잡는 데도 보탬이 된다. 고구마 껍질은 주변의 퀴퀴한 냄새를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어, 장마를 앞둔 5월의 눅눅한 공기를 쾌적하게 바꾸는 데 도움을 준다. 연기를 마실 걱정이 없어 호흡기가 예민한 사람들도 편하게 써볼 만한 방법이다.
곰팡이 없는 보관법과 지켜야 할 예의
껍질을 말릴 때는 정성이 필요하다. 수분이 많은 재료라 대충 쌓아두면 속에서부터 썩기 마련이다. 넓은 쟁반에 껍질이 서로 겹치지 않게 펼치고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이틀 정도 두는 것이 정석이다. 시간이 없다면 전자레인지나 전기밥솥의 보온 기능을 빌려 한두 시간 만에 바짝 말릴 수도 있다.
완성된 껍질은 뚜껑이 있는 통에 담아 서늘한 곳에 보관하고, 한꺼번에 너무 많이 만들기보다는 요리할 때 나오는 양만큼 조금씩 자주 준비하는 것이 위생상 좋다. 마지막으로 연기를 피울 때는 집안 전체에 연기가 차지 않도록 창문을 조금 열어 공기를 바꿔줘야 한다. 이는 함께 사는 가족이나 이웃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안전을 지키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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