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 철원군에 있는 한탄강 주상절리길이 개통 4년 4개월 만에 누적 관광객 300만 명을 넘어섰다. 봄철 걷기 여행지로 이름을 알린 뒤 여름에는 시원한 협곡길, 가을에는 단풍이 내려앉은 절벽길, 겨울에는 얼어붙은 강변을 따라 걷는 풍경으로 사계절 내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탄강 일대가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이유는 경관에만 있지 않다. 한탄강은 202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처음 인증됐고, 2024년 재인증을 통과해 2027년까지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국제적으로 보전할 만한 지형과 지질 자원을 갖춘 지역 가운데, 자연 보전과 지역 관광이 함께 이어지는 곳에 붙는 이름이다.
한탄강 협곡의 시작은 약 54만 년 전에서 12만 년 전 사이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북한 강원도 일대에서 분출한 용암이 한반도 중부 평야지대를 따라 흘렀고, 식어 굳은 용암층 위로 한탄강 물길이 오랜 세월 파고들었다. 강물은 단단한 현무암을 조금씩 깎아내며 깊은 협곡을 만들었고, 절벽에는 기둥 모양으로 갈라진 주상절리가 남았다.
절벽 옆으로 이어진 1,415m 잔도길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한탄강 협곡을 따라 이어지는 3.6km 길이다. 전체 코스 가운데 절벽 벽면에 매달린 듯 놓인 잔도 구간만 1,415m에 이른다. 잔도는 본래 중국 산악지대에서 험한 절벽을 건너기 위해 나무판을 걸어 만든 길에서 시작됐다. 철원에서는 이 구조가 산악 절벽이 아닌 강 협곡에 놓이며, 한탄강 지형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하는 길이 됐다.
코스 전체에는 13개의 교량이 놓여 한탄강 협곡 곳곳을 잇는다. 길을 따라 3개의 전망대와 10개의 전망 쉼터가 이어지고, 쉼터마다 한탄강 지형과 철원 역사에서 따온 이름이 붙어 있다.
구리소는 물이 솥에서 끓어오르듯 소리를 내며 굽이치는 곳에서 나온 이름이다. 쪽빛소는 깊은 물빛이 청록색으로 보이는 데서 붙었다. 민출랑은 붙잡을 곳 없이 깎아지른 절벽을 뜻하고, 드르니 쉼터에는 후삼국 시대 궁예와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진다. 철원은 궁예가 태봉국을 세우고 도읍으로 삼았던 지역인 만큼, 한탄강 주상절리길 곳곳에도 협곡 지형과 역사 이야기가 함께 남아 있다.
코스 안에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샘소 쉼터다. 순담매표소에서 약 900m 지점에 있어, 출발 전에 위치를 알아두면 걷는 중 동선을 잡기 편하다.
강바람 따라 걷는 서늘한 협곡길
5월 초 한탄강 협곡은 봄과 여름 사이의 짧은 얼굴을 보여준다. 겨우내 검은 현무암 절벽이 드러나 있던 벽면에 돌단풍 새잎이 돋기 시작하고, 어두운 암벽 사이로 연두빛이 번진다. 초여름으로 넘어가면 풀과 나무가 협곡을 덮으면서 암벽 결이 점차 가려진다. 그래서 5월 초는 한탄강의 지형과 봄기운을 함께 볼 수 있는 시기로 꼽힌다.
협곡 안은 바깥보다 서늘한 편이다. 수직으로 솟은 절벽이 햇볕을 막고, 아래로 흐르는 강물이 찬 기운을 머금고 있어서다. 5월 낮 기온이 20도를 웃도는 날에도 협곡 안으로 들어서면 강바람이 올라와 걷기 좋다.
출발 게이트는 순담과 드르니 두 곳이다. 순담에서 시작하면 초반부터 오르막 계단이 이어져 힘이 더 들 수 있다. 반대로 드르니에서 출발하면 내리막 위주로 걷게 돼 무릎 부담이 덜하고 이동도 한결 편하다. 편도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30분이며, 왕복을 계획한다면 3시간 이상 여유를 두는 편이 좋다.
방문 전 알아두면 유용한 운영 정보
5월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하절기 시간표에 맞춰 운영된다. 입장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마지막 입장이 오후 4시에 끝나기 때문에 늦은 오후에 도착하면 코스 입장이 어렵다. 매주 화요일은 쉬는 날이고, 1월 1일과 설날·추석 당일에도 운영하지 않는다. 호우주의보가 내려지는 날에는 안전 문제로 문을 닫을 수 있어, 출발 전날 기상 상황을 확인하는 편이 낫다.
요금은 성인 만 19세 이상 기준 1만 원이다. 다만 입장할 때 5000원 상당의 철원사랑상품권을 함께 받아 실제 부담은 절반 수준으로 내려간다. 청소년 만 7~18세는 4000원 입장료 가운데 2000원을 상품권으로 돌려받고, 어린이 만 12세 미만은 3000원 중 1000원을 돌려받는다.
내국인은 25명 이상, 외국인은 15명 이상이면 단체 요금 대상이 된다. 철원군민과 가족 동반 만 6세 이하 어린이, 3자녀 이상 가구 구성원은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환급받은 철원사랑상품권은 주변 식당과 판매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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