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축구 클럽 내고향이 17일 경기도 수원에 둥지를 틀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선수 23명과 스태프 12명 등 총 35인으로 구성된 원정단은 인천국제공항 입국 직후 경찰 호위를 받으며 오후 4시 6분께 숙소 호텔에 도착했다.
짙은 선팅으로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던 버스에서 3분여 만에 백팩 차림의 선수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자주통일평화연대 소속 시민 10여 명이 '선전을 응원합니다', '환영합니다' 등 문구가 담긴 현수막 네 장을 펼쳐 들고 박수와 환호로 맞이했다. 박성철 경기집행위원장은 "8년 만의 방한이라 반가운 마음에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수단은 입국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반응 없이 정면만 응시한 채 무표정하게 로비를 통과했다. 별도 체크인 절차 없이 통제선을 따라 곧장 엘리베이터로 향했고, 호텔 앞 인도부터 정문까지 폴리스라인이 쳐져 일반 시민과의 접촉은 원천 봉쇄됐다. 마침 호텔에 묵고 있던 투숙객들은 신기한 듯 휴대전화를 꺼내 들기도 했다.
2인 1실로 객실을 배정받은 선수들은 짐을 내려놓자마자 인근 야외 경기장으로 이동해 비공개 적응훈련에 나섰다. 반소매·반바지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일부 선수 얼굴에는 도착 당시와 달리 옅은 미소가 번졌다. 훈련장 울타리에는 높이 약 2m 50cm의 가림천이 둘러쳐졌고, 경찰이 순찰하며 외부 접근을 철저히 막았다. 훈련을 마친 선수단은 숙소로 복귀해 호텔 내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문은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토너먼트 출전이 목적이다. 북한 스포츠 선수의 국내 경기 참가는 2018년 12월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 이후 8년 만이며, 여자축구로 한정하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래 12년 만이다.
4강전은 오는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오후 2시 멜버른 시티 FC(호주)와 도쿄 베르디(일본)가 먼저 격돌하고, 오후 7시에는 내고향과 수원FC 위민의 남북 클럽 맞대결이 펼쳐진다. 두 경기 승자는 23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우승 트로피를 놓고 다툰다. 내고향은 결승에 오르면 24일, 준결승에서 탈락하면 21일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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