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색 정장 차림에 무표정…평양 여자축구단, 인천공항 1분 통과 '환영 외면' (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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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색 정장 차림에 무표정…평양 여자축구단, 인천공항 1분 통과 '환영 외면' (종합2보)

나남뉴스 2026-05-17 17:09: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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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을 연고로 하는 여자축구팀 내고향 소속 선수단 35명이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대한민국 땅을 밟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들의 입국 시각은 오후 2시 20분경이었으며, 항공편 도착 후 약 30분이 지나서야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항 로비에는 인천이북실향민도움회, 인천함북도민회 등 실향민 모임과 자주통일평화연대 소속 회원들이 일찍부터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내고향여자축구단 여러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펼쳐졌고, 상기된 얼굴로 환영 구호를 연습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선수단의 반응은 냉담했다. 현철윤 단장, 리유일 감독을 필두로 한 스태프진과 선수 전원이 짙은 감색 정장 차림으로 등장했으나, 누구 하나 미소를 짓지 않았다. 실향민들의 환영 인사는 철저히 무시당했고, 시선은 오직 정면만 향했다. 입국장 진입부터 공항 출구까지 소요된 시간은 고작 1분여. 대기 중이던 차량에 오른 선수단은 즉시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인철 인천이북실향민도움회 회장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같은 핏줄인 배달민족이 연을 끊겠다니 누가 그걸 받아들이겠느냐"며 "두 개의 국가로 완전히 분리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날 현장에는 취재진과 환영 인파 100여 명이 몰렸고, 안전 유지를 위해 경찰 병력 약 50명이 배치됐다.

통일부 발표에 의하면 입국 인원은 선수 23명과 스태프 12명 등 총 35명이다. 애초 정부가 방문을 허가한 39명 중 예비선수 4명은 최종적으로 입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선수단 전원은 남북교류협력법이 정한 출입심사를 거쳤으며, 북측 주민의 경우 여권 대신 남한 방문증명서로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가 적용됐다. 일부 인원이 제출한 북측 여권은 규정상 참고자료로만 활용됐다고 통일부는 부연했다.

내고향의 방한 목적은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토너먼트 참가다. 전 경기가 열리는 무대는 수원종합운동장이며, 일정은 20일부터 23일까지다. 북측 스포츠 선수단이 남한에서 공식 경기를 치르는 것은 2018년 12월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 이후 8년 만이다. 여자축구에 한정하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래 무려 12년 만의 일이다.

선수단은 지난 12일 고려항공을 이용해 평양에서 베이징으로 이동한 뒤 북한대사관 인근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했다. 이후 중국국제항공편으로 한국에 입국했으며, 대회 기간 동안 수원 시내 호텔에 숙소를 마련했다.

준결승전은 20일 두 차례 열린다. 오후 2시에는 호주의 멜버른 시티 FC와 일본의 도쿄 베르디가 격돌하고, 오후 7시에는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이 남북 클럽 맞대결을 펼친다. 승자 간 결승전은 23일 오후 2시 동일 구장에서 개최된다. 우승팀에게는 100만 달러(약 14억7천만원), 준우승팀에게는 50만 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내고향은 이번 대회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국내 민간단체 200여 곳이 연합한 '2026 AFC-AWCL 여자축구 공동응원단'은 내고향의 입국을 환영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응원단은 "경기장 안에서는 최선을 다해 경쟁하되 따뜻한 우의도 함께 나누길 바란다"며 "승패와 관계없이 양 팀 모두를 열정적으로 응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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