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후 담판] 이재용 "모든 비바람은 제 탓"…노조 마음 돌린 오너 리더십에 협상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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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최후 담판] 이재용 "모든 비바람은 제 탓"…노조 마음 돌린 오너 리더십에 협상 새 국면

아주경제 2026-05-17 16:51: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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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입장문을 읽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입장문을 읽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사상 초유의 파업 사태로 치닫던 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수습 노력 등으로 또다시 협상의 장이 열리게 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 정부·사측이 적극적인 노조 설득에 나선 결과 삼성전자 노사가 18일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21일로 예고된 총파업 이전 마지막 담판 기회다. 

특히 이재용 회장의 진솔한 대응이 "추가 대화는 불필요하다"던 노조의 입장 변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은 전날 해외 출장 귀국길에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전 세계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항상 삼성을 응원하고 사랑하고 채찍질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재계 총수가 노사 현안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사과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통상 노무 이슈는 경영진과 교섭 라인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관례였다.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선언이 인공지능(AI) 슈퍼사이클의 발목을 잡는 국가적 리스크로 번지자 이 회장이 직접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의 발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노조와 임직원을 향한 호소다. 그는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노사 갈등이 격화된 국면에서 상대를 압박하거나 원칙론을 앞세우기보다 사과와 책임을 먼저 꺼낸 것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평소 보여 온 소탈하고 진중한 성품이 위기 수습 리더십으로 발현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회장의 이런 면모는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 지난 2022년 8월 복권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경기도 용인 기흥캠퍼스를 찾았을 때 한 직원이 "출근 전 아내에게 이재용 부회장과 단독사진을 찍어오겠다고 큰소리쳤다"며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이 회장은 해당 직원의 스마트폰으로 직접 아내와 영상통화를 연결해 "남편이 약속을 지켰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같은 날 구내식당에서 식판을 들고 직원들 틈에 섞여 라면으로 점심 식사를 해결한 것도 화제가 됐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현장을 찾을 때마다 임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는 '식판 경영'을 이어온 것을 두고 "신문이나 방송에서만 보는 거리감 있는 총수가 아니라, 현장에서 직원들과 실제로 소통하고 싶다는 진심의 표현"이라고 평가해 왔다.

특히 이번 메시지는 기존 재벌 총수 이미지와도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강한 어조의 지시나 일방적 선언 대신 낮은 자세의 소통을 택했다는 점에서다. 이 회장은 고객과 국민에게 먼저 사과한 뒤 노조와 임직원에게 '한 가족'이라는 표현을 썼다. 사태를 내부 교섭 문제로만 보지 않고 삼성 전체의 신뢰 문제로 받아들인 셈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산정 방식과 지급 기준 제도화를 놓고 강대강 대치를 이어왔다. 지난 11~12일 열린 1차 사후조정이 결렬되면서 총파업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이 회장의 호소가 노사 협상 타결이라는 성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핵심 쟁점인 성과급 제도화 문제에서 실질적 접점이 마련돼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총수가 직접 책임을 인정하고 대화를 요청한 만큼 노사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기에는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도 눈에 띈다. 고용부는 사후조정 결렬 이후 노사 양측을 개별 접촉하며 대화 복원을 촉구했고, 진정성 있는 설득이 협상 재개 분위기 조성에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이번 메시지는 단순한 사과문이라기보다 총수가 노사 갈등의 책임을 직접 끌어안겠다는 신호"라며 "삼성이 반도체 사업 회복의 중대 국면에 있는 만큼 노사 모두 출구 전략을 찾을 필요가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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