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격화되며 총파업 가능성이 커지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생산 차질에 따른 대규모 손실 우려가 부각되며 ‘수십조원대 피해’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시장의 실제 반응은 예상과 다르게 전개되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사측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파업 수순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생산 차질 우려도 점차 현실적인 변수로 인식되고 있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곧바로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 반영되며 수급에 대한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특히 변화가 빠르게 감지된 곳은 중국 선전 화창베이 현물 시장이다. 최근까지 이어지던 가격 하락 흐름이 멈추고, DDR4와 DDR5 등 주요 메모리 제품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며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범용 D램인 DDR4 8Gb 제품은 일주일 만에 약 20% 상승한 것으로 전해지며 시장의 민감한 반응을 보여줬다.
글로벌 빅테크까지 가세…메모리 쟁탈전 재점화
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한 가격 반등이라기보다 ‘공급 차질 가능성’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생산에 조금이라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신호만으로도 고객사들이 물량 확보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서버용 DDR5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AI와 데이터센터 수요까지 맞물린 복합적인 상승 압력이 형성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시장의 분위기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고를 소진하기 위한 가격 인하 경쟁이 이어졌지만, 현재는 ‘가격보다 물량 확보가 우선’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일부 거래에서는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계약을 서두르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대만의 주요 메모리 업체인 난야 테크놀로지와 윈본드 등이 대표적이다.
DDR4 중심 제품군을 보유한 이들 기업은 공급 공백이 발생할 경우 대체 공급자로서 역할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메모리 확보 경쟁이 재점화되면서 일부 기업들은 장기 공급 계약을 확대하거나 선급금을 지급해 생산 물량을 선점하려는 전략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기적인 가격 변동을 넘어 중장기 공급 불안에 대비하려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100조 손실 우려’로 시작된 삼성전자 리스크는 시장에 예상과 다른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생산 차질 가능성이 오히려 수요를 자극하며 가격 상승을 촉발했고, 동시에 공급자 중심 구조를 앞당기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변수에 그치지 않고, 향후 메모리 시장 흐름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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