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정부, 삼성 노조에 '최고 수준 경고'…김민석 총리, 긴급조정 카드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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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정부, 삼성 노조에 '최고 수준 경고'…김민석 총리, 긴급조정 카드 공식화

비즈니스플러스 2026-05-17 11:49: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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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파업 관련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파업 관련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성전자 파업 사태를 둘러싼 정부 대응이 단순 노사 갈등 중재를 넘어 국가 산업안보와 경제위기 관리 차원의 대응 국면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정부가 17일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가능성에 대해 사실상 최고 수준의 경고 메시지를 내놓았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직접 대국민 담화에 나서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언급하면서다. 산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정부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차질을 단순 기업 리스크가 아니라 국가경제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위험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차질은 개별 기업의 손실을 넘어 수출 감소와 금융시장 불안, 협력업체 경영 악화, 국내 투자 위축 등 국민경제 전반에 깊은 상처를 남길 것"이라며 "파업으로 국민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면 정부는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최대 100조원 피해 가능성"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반도체 생산 공정 특성상 웨이퍼 투입 이후 공정이 중단되면 상당수 제품을 폐기해야 할 가능성이 크고, 첨단 메모리 생산라인은 24시간 연속 가동 체제로 운영되는 만큼 단기 셧다운도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정부가 직접 부각한 것이다.

    정부의 위기의식은 최근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환경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 간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고, 한국 반도체 산업이 HBM(고대역폭메모리) 중심의 AI 메모리 시장에서 다시 반등 기회를 잡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지금의 삼성전자 생산 차질은 단순 매출 감소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략산업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 총리 역시 담화에서 "글로벌 AI 반도체 전쟁에서 대한민국이 어렵게 확보한 전략적 우위를 경쟁국들에 통째로 내어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증권가 역시 이번 사태를 단순 노사 문제 차원을 넘어 공급망 리스크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한 증권사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현재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서버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HBM 및 첨단 메모리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시장 전체 공급 불균형이 심화할 수 있다"며 "단순 기업 실적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체 밸류체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국내 수출과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정부가 공개한 수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한국 전체 수출의 22.8%,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약 26%를 차지하고 있다. 협력사만 1700여곳에 달하고 직간접 고용효과 역시 압도적이다. 산업연구원과 한국은행 등도 과거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생산 및 투자 변동이 국내 GDP 성장률과 설비투자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번 담화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정부가 사실상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공식화했다는 점이다. 긴급조정은 노동관계법상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이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요청하는 제도다. 발동 시 일정 기간 쟁의행위가 제한된다. 그동안 철도·병원·화물연대 등 공공성이 강한 분야에서 주로 거론돼 왔지만, 제조업 대기업 파업 가능성을 두고 총리가 직접 언급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내부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사실상 국가기간산업에 준하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미국·일본·대만 등 주요 경쟁국들이 반도체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대규모 보조금과 정책 지원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한국 역시 산업 안정성 관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다만 정부가 강경 메시지만 내놓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실제 고용노동부는 최근 노조와 사측을 연이어 만나며 교섭 재개를 적극 중재했고,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직접 조정에 나서고 있다. 18일 열리는 2차 사후조정 회의에는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노조 역시 일단은 대화 기조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날 "노사 화합이 될 수 있도록 사후조정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긴급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업계에선 18일 사후조정 결과가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정부 개입 수위가 한층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정부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반도체 산업을 사실상 국가 전략통제 산업 수준으로 관리하려는 흐름이 강화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기업 노사 갈등이 개별 기업 문제로 인식됐다면 지금은 반도체가 국가 안보·외교·통상과 직결되는 산업이 됐다"며 "정부 대응 역시 산업정책과 안보정책이 결합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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