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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만 들어간 샌드위치를 누가 사 먹지?” 처음엔 괴식이라고 생각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화제가 된 서브웨이의 ‘오이 샌드위치’ 이야기다. 식단 관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은근히 인기라는 말에 직접 주문해봤다. 메뉴는 기본 오이 샌드위치와 오이 에그 슬라이스, 오이 참치 샌드위치까지 총 3종. 이 가운데 기본형과 에그 슬라이스 버전을 먹어봤다.
이번 메뉴는 5월 한정 상품이다. 배달앱 기준 15㎝ 오이 샌드위치 4200원, 오이 에그 슬라이스 샌드위치는 5400원이었다. 서브웨이 기존 메뉴들과 비교해도 저렴한 축에 속한다. 처음 포장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진짜 오이밖에 없네”였다. 빵 사이엔 얇게 썬 오이가 층층이 들어 있었고 랜치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햄 대신 오이가 대부분을 채운 모습이 묘하게 어색했다.
오이 샌드위치는 예상보다 훨씬 단순하면서도 중독적인 맛이었다. 한입 베어 물자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오이 특유의 시원한 아삭함이다. 여기에 고소한 랜치 소스가 곧바로 따라붙는다. 후추 향도 은은하게 올라온다. 맛의 중심은 결국 랜치 소스지만, 오이가 주는 청량한 식감이 계속 균형을 잡아준다. 묘하게 예전 마요네즈에 채소를 버무려 먹던 ‘사라다빵’ 감성과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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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였던 건 오이와 빵의 궁합이었다. 오이에서 나오는 수분감 덕분에 빵의 퍽퍽함이 줄어드는 느낌이다. 여기에 랜치 소스의 꾸덕한 질감이 더해지면서 샐러드와 샌드위치의 중간쯤 되는 인상을 준다. 우유와 함께 먹으니 조합이 꽤 잘 맞았다. 자극적인 패스트푸드와는 결이 달랐다. “식단 메뉴인데 은근히 맛있다”는 평가가 왜 나오는지 어느 정도 이해됐다.
오이 에그 슬라이스 버전은 훨씬 현실적인 한 끼다. 계란이 들어가자 랜치 소스의 고소함이 한층 강해졌고 부족했던 포만감도 꽤 보완됐다. 오이만 들어간 기본형이 가벼운 샐러드 느낌이었다면, 에그 버전은 그보다 훨씬 안정적인 식사 느낌이다. 다만 계란 맛이 강해지면서 기본형에서 느껴졌던 후추 향 존재감은 다소 약해졌다. 이 부분은 취향이 갈릴 것 같았다.
포만감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 기본 오이 샌드위치만 먹어도 성인 남성 기준 ‘살짝 부족하지만 한 끼는 된다’ 정도 느낌이었다. 에그 버전은 훨씬 든든했다. 여기에 우유나 닭가슴살 샐러드 정도를 곁들이면 충분히 식사 한 끼로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열량 부담이 낮다. 오이 샌드위치는 320㎉, 오이 에그 슬라이스는 39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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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단점도 분명하다. 우선 오이 자체가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린다. 오이 향과 아삭함이 굉장히 강하다. 평소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첫입부터 거부감이 들 가능성이 높다. 맛의 구조도 단순한 편이라 먹다 보면 조금 물릴 수 있다. 후추 향이 조금 더 강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점포별 제조 편차에 따라 맛 차이도 꽤 날 듯했다.
그럼에도 꽤 영리한 상품이었다. 겉으로는 오이만 넣은 괴식 샌드위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물가 시대 소비 흐름을 겨냥한 메뉴에 가까워서다. 최근 외식업계는 햄버거·샌드위치 시장을 중심으로 이색 조합과 가성비, 건강 콘셉트를 동시에 잡으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서브웨이의 오이 샌드위치 역시 부담 없는 가격과 낮은 칼로리로 재구매를 노리는 셈이다.
실제로 최근 외식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지역 칼국수 1인분 평균 가격은 1만 38원으로 처음 1만원을 넘겼다. 냉면은 1만2538원, 비빔밥은 1만 1615원 수준이다. 1만원 이하 메뉴가 거의 실종된 시대다. 이런 상황에서 재료를 최소화해 5000원 이하로 내놓는 제품은 강한 존재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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