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사 계좌로 간 체불임금…법원 "근로자 부정수급 환수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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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사 계좌로 간 체불임금…법원 "근로자 부정수급 환수 위법"

연합뉴스 2026-05-17 09:00: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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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촬영 최원정]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근로자가 대지급금을 받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경우 '부정 수급'을 이유로 환수 처분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지급금은 사업주의 지급 능력이 없을 때 정부가 대신 내주는 체불임금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양순주 부장판사)는 A씨 등 3명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대지급금 환수 및 부당이득 추가징수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을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 등 원고는 2019년 11∼12월 마포구 소재 건설 현장에서 일했다.

이들과 계약한 노무사 B씨는 이듬해 5월 A씨 등 명의로 2019년 9∼10월 근무에 대한 대지급금을 달라고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했다.

공단은 신청을 받아들여 A씨 등의 계좌로 총 2천100만원을 보냈으나, 같은 날 이 돈은 전액 노무사 B씨 계좌로 자동 이체됐다.

약 5년이 지난 작년 2∼3월 공단은 A씨 등이 근로한 사실이 없음에도 부정한 방법으로 대지급금을 받았다며 이들을 상대로 환수와 추가징수 처분을 했다.

A씨 등은 "대지급금을 받은 즉시 B씨 계좌로 이체돼 입출금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고 아무런 이득도 얻지 않았다"라며 불복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 등이 거짓 등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B씨가 A씨 등으로부터 받았다는 위임장의 서명 필체가 실제 A씨 등의 것인지 불분명하다며 "A씨 등이 위임장 작성에 관여해 B씨가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받는 사정을 인식했는지 상당히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 등 명의 계좌에서 B씨 계좌로 자동이체 출금 신청이 이뤄진 시점이나 경위, 특히 A씨 등이 이에 동의하거나 필요한 서류 작성에 협조했는지가 여전히 규명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A씨 등이 이 사건 대지급금을 받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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