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도지사 후보 공약…설명회 참석 교수 "시기와 취지, 방식 문제"
(창원=연합뉴스) 박영민 기자 =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립창원대학교를 경남과학기술원으로 전환하겠다는 후보 공약이 나와 학내 반발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과기원 전환 관련 교수 설명회가 열린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국립창원대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4시 30분께 창원캠퍼스에서는 '특별법상 국립대학 관련 설명회'가 열렸다.
이 설명회는 대학본부 기획처 주관으로 이학융합학부, 공학융합학부, 기계공학부 등으로 구성된 글로컬첨단과학기술대학(GAST) 소속 교수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명회에서는 과기원 전환을 위한 특별법 제정 절차와 전환 시 교수들의 공무원 신분 보장, 연구환경 변화 등이 소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 교수들 사이에서는 지방선거 앞 설명회의 시기와 취지,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설명회에서 과기원 전환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한 후보 선거 공약으로 나온 시점에 오해를 살 만한 일"이라며 "과기원 전환의 장점 위주로 소개됐고, 종합대학교의 가치에 대한 고려는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논의는 대학 공동체 내부에서 먼저 충분히 다뤄져야 할 문제인데, 선거 공약으로 외부에서 먼저 부각된 뒤 교수들에게 설명되는 모양새가 됐다"며 "상대적으로 연구환경 변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GAST 소속 교수들만 대상으로 설명회를 연 것도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고 덧붙였다.
국립창원대 대학본부는 대학 내부에서 충분한 설명과 정보 공유가 우선돼야 한다는 요구가 있어 설명회를 개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창원대 관계자는 "대학의 미래와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충분한 설명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구성원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하는 취지"라며 "향후 총동창회, 총학생회, 학생단체 등에도 설명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민원 국립창원대 총장은 2024년 2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창원과학기술원'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박 총장은 창원에 있는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 등과 협력해 국립창원대를 과학기술원으로 만들고, 이를 위한 입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2년여가 지난 시점에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박완수 경남지사 후보가 국립창원대를 경남과기원으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면서 관련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박 후보 공약은 경남과기원 설립을 위한 법률을 제정하고, 대학과 지자체, 산업계가 참여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누적식 성과연봉제 도입, 세계적 수준의 교수 유치 등 인력 지원 제도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국립창원대 교수회와 교수노조 등에 소속된 교수들은 '대학 해체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경남과기원 전환 공약에 반발하고 있다.
비대위는 경남과기원 전환이 사실상 대학 해체를 의미한다고 주장하며, 대학이 공약 수립 과정에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는 지난 13일 박 후보 캠프를 찾아 공약 철회, 공식 사과, 공약 수립 경위 공개 등을 담은 요구안을 전달했다.
ym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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