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들이 내놓은 파격적인 공약들이 유권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금 살포형 정책부터 생활 편의 개선책까지 다채로운 약속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 주머니 사정 겨냥한 직접 혜택 경쟁 과열
전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양정무 후보가 전 도민 대상 1인당 200만원의 민생지원금 지급 계획을 발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정책 시행에는 약 3조4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 후보 측은 도 예산의 31% 규모이나 소비 촉진과 지역 내 경제 선순환을 통해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인구 2만4천명 규모의 경남 의령군에서도 기본소득 공약 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에너지 인프라와 관광 수익 재원을 활용한 월 15만원 지급안을 민주당 손태영 후보가 제시했고, 지역화폐 형태의 월 10만원을 약속한 국민의힘 강원덕 후보가 맞불을 놓았다.
철도 요금 부담 경감책도 등장했다. 충북선과 중앙선 이용객에게 일부 요금을 지역화폐로 환급하는 정책을 기관사 경력의 민주당 김홍철 충북도의원 후보가 내놨다. 올해 19세인 최연소 후보 진보당 정근효 제주도의원 후보는 3만 명의 제주 청년에게 매월 15만원씩 생활임금을 보장하겠다고 선언했다.
어르신 대상 공약도 풍성하다. 70세 이상 버스 무임승차를 국민의힘 양향자 경기도지사 후보가, 75세 이상 효도수당 신설을 진보당 이종욱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가 각각 약속했다. 아동·청소년층을 겨냥한 100원 버스는 진보당 강성희 전주시장 후보의 작품이며, 초등 3학년부터 고등 3학년까지 월 10만원 교육수당 지급은 안광식 세종교육감 후보의 핵심 공약이다.
■ 일상을 바꾸는 창의적 정책들 주목
첨단 기술과 세심한 배려가 결합된 이색 공약들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경북 포항에서 출마한 국민의힘 박용선 시장 후보는 얼굴 인식 기반 대중교통 시스템 도입을 제안했다. 노인 보행자가 횡단을 완료할 때까지 녹색 신호가 자동 연장되는 스마트 횡단보도 설치 계획도 함께 내놔 주목받았다.
제주도지사 선거에서는 후보들의 색다른 접근법이 돋보인다. 홀로 사는 어르신과 고령 가정을 위한 침구류 세탁 봉사 서비스를 민주당 위성곤 후보가 구상했고, 야간 관광 활성화를 위한 포장마차 특구 조성은 국민의힘 문성유 후보의 아이디어다.
문화예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공약도 나왔다. 공공도서관 대출 건당 100원을 저작권자에게 지급하는 제도를 조국혁신당 임형택 익산시장 후보가 제안해 눈길을 모았다. 맞벌이 가정의 육아 공백 해소를 위해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 6일 운영되는 '1786 연중 돌봄' 체계 구축은 김주홍 울산시교육감 후보의 대표 정책이다.
강원도지사 후보들 사이에서는 색다른 구상들이 맞붙고 있다. 민통선 북상 후 재생에너지 수익의 주민 환원 방안을 민주당 우상호 후보가 제시했고, 배달 종사자 중 소득 하위 70% 계층에 월 10만원 상당 유류비 보조를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가 내놓았다. 부산에서는 돔구장 건설을 둘러싼 삼파전이 펼쳐지고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의 두 여야 주자는 수도권 통합 교통패스와 반도체 인력 양성 특성화고 설립으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전문가들 "달콤함 뒤 숨은 부작용 경계해야"
매력적인 공약들이 범람하는 현상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원대 엄태석 명예교수는 현금성 지원책의 본질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했다. 극심한 위기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투입해야 할 강력한 처방이 일상적인 가벼운 약처럼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당선 이후 열악한 지자체 재정으로 어떻게 예산을 확보할 것인지 의문이라며, 표 획득용 선언 대신 깊이 있는 정책 연구에 매진해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김혜란 국장 역시 경각심을 촉구했다. 무절제한 현금 공약의 비용 부담이 결국 다음 세대로 전가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달콤해 보이는 약속에 현혹되지 말고 실현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투표권을 행사해 달라고 유권자들에게 당부했다.
Copyright ⓒ 나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