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기준금리가 단 한 차례만 올라도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수조 원 규모로 불어날 전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대출금리 0.25%포인트 상승 시 가계대출 차주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이자가 3조2천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차주 개인별로 환산하면 연평균 16만3천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하는 셈이다. 금리 상승폭이 0.50%포인트로 확대될 경우 추가 이자 부담은 6조4천억원으로 뛰어오르며, 1인당 부담액도 32만7천원까지 치솟는다. 0.75%포인트 인상 시에는 9조7천억원, 1인당 49만원 수준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이번 추산은 작년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에 변동금리 대출 비중 약 64.5%를 반영한 결과다. 한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은 1천852조7천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직전 연도 1천802조3천억원 대비 2.8% 증가한 수치다.
가계대출 규모는 2019년 말 1천504조4천억원으로 처음 1천500조원 벽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2024년 1분기 말 1천763조5천억원으로 잠시 숨을 고르는 듯했으나, 이후 7분기 연속 증가세가 이어졌다.
한은은 지난 3월 발간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위험 신호를 감지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의 회복 지연과 금융자산 가격 조정이 맞물릴 경우, 부채가 급격히 늘어난 고위험 가구의 상환 부담이 급격히 가중될 수 있다는 경고였다.
가계보다 더 큰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자영업자 집단이다. 대출금리가 0.25%포인트만 올라도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1조8천억원 늘어나며, 1인당으로는 연간 약 55만원이 추가된다. 0.50%포인트 상승 시 3조5천억원과 1인당 110만원, 0.75%포인트 상승 시에는 5조3천억원과 1인당 165만원의 부담이 각각 발생한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 역시 지난해 말 1천92조9천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년도 1천83조8천억원에서 0.8% 늘어난 규모다.
특히 여러 금융기관에서 빚을 진 다중채무 자영업자들은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0.25%포인트 금리 인상만으로도 이들의 이자 부담은 1조1천억원 증가하고, 개인당 연간 64만원의 추가 지출이 불가피해진다. 0.50%포인트 인상 땐 2조1천억원에 1인당 128만원, 0.75%포인트 인상 땐 3조2천억원에 1인당 192만원까지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다중채무자란 가계대출을 취급한 금융사 수와 개인사업자대출 상품 수를 합산해 3개 이상인 차주를 지칭한다. 이들의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647조7천억원으로,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59.3%에 육박한다. 사실상 자영업 차주 열 명 가운데 여섯 명이 취약층인 셈이다.
다중채무 자영업자 수는 2024년 말 168만9천명에서 지난해 말 164만4천명으로 2.7% 감소했다. 그러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3억9천만원 선에서 변함이 없어, 빚의 총량은 줄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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