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사모대출 펀드가 미국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자산 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이 핵심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 남부연방지검이 최근 수개월간 블랙록 TCP 캐피털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해당 펀드는 기업가치 1억~15억 달러 사이의 중견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다. 2018년 블랙록이 테넌바움 캐피털을 인수하면서 자사 포트폴리오에 편입됐으며, 현재 뉴욕증시에서 일반 주식처럼 거래되고 있다.
올해 1월 이 펀드가 발표한 공시 내용이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일부 자산이 부실화되면서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순자산 가치가 전 분기 대비 19%나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자산가치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는 전자상거래 브랜드 통합업체 레이저(Razor) 관련 투자 손실이 지목됐다. 아마존 등 플랫폼에서 성장하는 신생 브랜드를 인수·관리하는 이들 업체는 팬데믹 시기 온라인 쇼핑 붐을 타고 급성장했으나, 이후 경쟁 심화와 수익성 저하로 잇따라 구조조정에 내몰렸다. 작년 11월 파산보호를 신청한 주택 개조업체 리노보(Renovo) 홈파트너스 역시 손실 확대 요인으로 꼽혔다.
이번 사태는 사모대출 업계 전반의 자산평가 관행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켰다. 올해 1분기 사모펀드 업계는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은행 건전성 규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화되면서 투자회사와 자산운용사 등 비은행 금융중개회사(NBFI)가 자금 공급의 공백을 메우며 급팽창한 사모대출 시장의 취약성이 드러난 셈이다.
제이 클레이튼 뉴욕 남부연방지검장은 지난해 11월 "사모대출 자산 평가 방식을 금융당국과 법무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최근 열린 콘퍼런스에서도 그는 "수수료를 높이려고 자산 가치를 허위 표시하는 행위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재차 천명했다.
맨해튼에 소재한 대형 금융사들을 관할하는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미국 내 최정예 검찰 조직으로 손꼽힌다. 클레이튼 지검장은 취임 전까지 미국 최대 사모대출 금융회사 중 하나인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이사로 재직해 해당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Copyright ⓒ 나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