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 2.3㎞ 구간을 따라 민주화 열망이 다시 타올랐다. 1980년 그날의 가두시위를 재현한 행렬에 학생과 시민 등 약 2천 명이 발걸음을 함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후 4시경 광주역 광장을 출발한 선두 대열이 금남로 4가에 진입하자 거리 양편에 늘어선 시민들의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차량들은 리듬을 맞춘 경적 소리로 연대를 표현했다. 빌딩 숲 사이로 '님을 위한 행진곡' 합창이 메아리쳤고, '오월의 꽃, 오늘의 빛' 문구를 새긴 대형 깃발이 풍물패의 앞길을 열었다. 참가자들 손에는 '가자! 도청으로',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이라는 구호가 적힌 팻말이 들려 있었다.
대동 정신 역시 생생히 되살아났다. 금남로 시민난장에 참여한 학생들이 직접 만든 주먹밥을 행진 대열에 건넸다. 6·3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도 이 물결에 합류해 어깨를 나란히 했다. 행렬 중간에서는 '내란 수괴'로 재판대에 섰던 전두환과 윤석열 두 전직 대통령을 철창에 가두는 행위극이 펼쳐져 시선을 모았다.
출발 1시간 20여 분 만에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 대오가 집결했다. 주말 시민난장을 찾은 가족과 청년 등이 더해지며 현장 인파는 주최 측 추산 1만여 명으로 불어났다. 분수대에서는 46년 전처럼 '민족민주화대성회'가 재현됐다.
1980년 6월 2일 자 지역 신문 1면을 장식했던 서사시 '아 광주여 민주주의의 십자가여'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10여 명의 낭송으로 광장에 울려 퍼졌다. 고립된 광주의 참상을 세상에 알린 김준태 시인은 직접 자작시를 읊었다. 만장과 태극기, 참가 단체 깃발이 일제히 바람에 나부끼며 장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분수대 앞 특설무대에서 열린 '민주의 밤' 행사는 또 한 차례 화합의 장이 됐다. 동학농민혁명부터 항일운동, 4·3, 4·19, 5·18, 6월 항쟁, 촛불혁명까지 130여 년 민중 투쟁사가 문화공연으로 재현됐다.
시민사회 기념행사의 절정인 5·18 전야제는 17일 오후 5시 18분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다. 제46주년 국가기념식은 18일 오전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거행되며, 이곳 기념식은 2020년 40주년 이후 6년 만이다. 복원 공사를 마친 옛 전남도청 개관식도 기념식에 이어 진행된다.
한편 같은 날 오후 충장로 인근에서는 극우 성향 유튜버와 구독자 50여 명이 '윤 어게인' 집회를 열었으나, 기념행사 참가자와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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