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위기 속에서 팽팽하게 대립하던 삼성전자 노사가 경영진 측 교섭대표를 바꾸고 다시 대화에 나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사과 의사를 표명한 직후 노사가 극적으로 협상 재개에 합의하면서, 파업 돌입 전 막판 타결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입장문을 읽고 있다. / 연합뉴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사측의 대표교섭위원이 김형로 부사장에서 여명구 DS피플팀장으로 변경되었다고 16일 발표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서면을 통해 교섭대표가 교체된 사실을 확인하며, 사측의 안건 준비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으나 여 팀장의 이동 시간에 맞춰 곧바로 만남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기존 대표였던 김 부사장은 협상 흐름의 연속성을 위해 발언권을 행사하지 않는 조건으로 조정 자리에 동석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 조치는 노동조합의 강력한 요구를 사측이 수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노조는 그간 협상 과정에서 김 부사장이 보여준 언행과 대화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며 대표자 교체를 촉구해왔다.
최 위원장은 이재용 회장이 발표한 대국민 사과와 관련해서도 노조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사측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직원들이 잇따라 노조에 동참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의 경우 임직원의 85%가 교섭권을 위임해 사실상 전 직원이 노조 활동에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번 재개되는 교섭에서부터 사측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양측은 오는 19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다시 만나 본격적인 조율에 들어간다. 정확한 시간은 조율 중이나 오전 10시 무렵 시작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아울러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이번 조정 자리에는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참관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양측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 산정 표준과 초과이익성과금(OPI)의 상한선 전면 폐지 여부다. 노조는 DS 부문이 거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예산으로 명문화해 지급하고, 기존 OPI 한도를 없애 상시 제도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반해 경영진은 현행 OPI 틀을 보존하면서 상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별도의 일회성 특별보상 제도를 신설하겠다는 대안으로 맞서는 중이다. 만약 이번 협상에서도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18일 동안 예정된 전면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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