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망나니 리스크’에 침몰하는 기업들… 대기업 승계 잔혹사와 TYM의 데칼코마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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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망나니 리스크’에 침몰하는 기업들… 대기업 승계 잔혹사와 TYM의 데칼코마니 (2)

센머니 2026-05-16 14:50: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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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YM 김희용 회장일가 (출처: TYM그룹)
사진=TYM 김희용 회장일가 (출처: TYM그룹)

[센머니=현요셉 기자] 오너 일가의 도덕적 해이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끝나지 않는다. 후계 자격이 미달된 이들을 무리하게 경영권 구조에 안착시키는 과정에서 기업의 내부 통제 시스템이 마비되고, 이는 결국 재무 건전성 악화와 실적 폭락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스마트 농기계 시장의 선두주자로 군림하던 TYM 그룹의 거버넌스 붕괴 과정은 이 같은 지배구조 리스크의 전형을 보여준다.

640억 규모 ‘매출 밀어내기’와 회계 부정의 전말

두 아들이 각각 마약 투약과 음란물 유포 등 잇따른 형사 사건에 휘말려 정상적인 경영권 행사가 불가능해지자, TYM 그룹은 장녀인 김소원 CSO(최고전략책임자)를 전면에 부각시켰다. 그러나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소원 대표이사 역시 금융당국으로부터 강력한 제재를 받은 당사자라는 점에서 TYM의 거버넌스 리스크는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TYM이 2022년 회계연도에 무려 640억 원 규모의 매출액과 매출원가를 과다 계상한 분식회계 사실을 적발했다. 당시 환경 규제로 인해 출고가 금지될 예정이었던 ‘Tier 4’ 엔진 탑재 농기계를 대리점들에 강제로 넘기는 이른바 ‘밀어내기’ 방식을 동원한 것이다. 대리점에 쌓여 있는 미판매 재고를 실제 매출로 조작하여 실적을 부풀린 셈이다. 이에 증선위는 당시 회계 실무를 총괄했던 김소원 CSO에게 ‘담당 임원 해임 권고’와 함께 과징금 11억 2,500만 원 부과라는 중징계를 의결했다.

 

사진=금융위원회 (KBS뉴스)

 

법원 가처분 방패 삼은 ‘시한부’ 대표직 강행 파행

상장사 임원에게 금융당국의 해임 권고는 사실상 경영 퇴진을 의미하지만, TYM 측의 대응은 달랐다. TYM은 처분에 불복해 행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자 가처분을 방패 삼아 경영권 사수에 나섰다. 결국 TYM은 주주들의 거센 비판 속에서도 김소원 이사의 재선임을 강행한 데 이어,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대표이사 자리에 앉히는 이례적인 파행 경영을 선택했다.

법적인 공방이 진행 중인 만큼 향후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 대표직을 상실할 수 있는 법적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과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시한부 경영’이라 부르며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회계 부정 혐의자를 최고 경영자로 임명한 대가는 고스란히 기업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회계연도 매출액 (억 원) 영업이익 (억 원) 주요 특징 및 거버넌스 현황
2021년 8,415 353 북미 수출 확대로 외형 성장 본격화
2022년 11,661 1,220 최대 실적 기록했으나 640억 규모 분식회계 적발
2023년 7,887 160 영업이익 86.9% 폭락, 대리점 재고 과다로 주문 중단

※ 자료: TYM 각 연도별 사업보고서 공시 데이터 재구성

 

거품 붕괴와 실적 폭락, 오너가 ‘캐시카우’ 전락 의혹

이러한 무리한 경영과 거버넌스 붕괴의 대가는 고스란히 처참한 재무 성적으로 증명됐다. 2022년 창사 이래 최대치라고 자랑하던 영업이익(1,220억 원)은 사실상 상당 부분 밀어내기에 기반한 ‘회계적 거품’이었다. 대리점들에 쌓인 악성 재고가 소진되지 않으면서 신규 주문이 완전히 끊겼고, 이듬해인 2023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6.9%가 폭락한 160억 원에 그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기업 경영이 악화일로를 걷는 와중에도 TYM이 배당금을 전년 대비 148%나 인상하는 파격적인 고배당 정책을 폈다는 점이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오너 3세들이 김희용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지분에 대한 수백억 원대의 증여세를 납부하기 위해 회사의 가용 자금을 쥐어짜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실제로 최대주주인 김식 부사장은 약 200억 원에 달하는 증여세 연부연납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법원에 공탁하거나 블록딜로 매각하고 있다. 미래 기술과 설비에 투자되어야 할 기업의 재원이 오너 일가의 사적 세금 납부를 위한 ‘캐시카우’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사진=TYM 그룹사 소개 홈페이지 (출처: TYM그룹)
사진=TYM 그룹사 소개 홈페이지 (출처: TYM그룹)

 

이사회가 총수 일가의 거수기로 전락하면서 내부 통제 시스템은 그야말로 마비 상태다. 마약 투약 혐의로 집행유예 기간인 김식 부사장의 조기 복귀나, 해임 권고를 받은 김소원 대표이사의 선임 과정에서 이사회의 견제 기능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오너 일가를 감시하고 전문경영체제를 확립해야 할 김도훈 전 대표이사마저 횡령 및 주가조작 혐의로 사정당국의 전방위 수사를 받으면서 TYM의 내부 통제는 총체적 파국을 맞이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채 독단적 지배구조를 고집하는 한 K-기업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수사당국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최근 제기된 3세의 살인미수 의혹 등 모든 범죄 혐의의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아울러 TYM 그룹이 자본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오너 3세들의 경영 일선 퇴진, 전문경영인 체제의 전면 도입, 그리고 이사회의 전면 재편을 통한 투명성 확보 등 뼈를 깎는 인적·구조적 인적 쇄신이 단행되어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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