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앞둔 50·60대 부부들 사이에서 "노후 자산을 각자 따로 관리하라"는 조언이 확산되고 있다. 황혼 이혼 얘기가 아니다. 건강보험료부터 세금까지, 부부가 자산을 함께 뭉쳐두면 오히려 손해가 생기는 구조 때문이다.
노부부 뒷모습 자료 사진 / 뉴스1
노후 생활비 부족…현실부터 직시해야
전문가들은 노후 생활비를 현재 생활비의 70~75% 수준으로 잡는다. 은퇴 후 소비가 줄고 저축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의료비 지출은 오히려 증가한다. 2026년 기준 부부의 적정 노후 생활비는 월 298만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국민연금 부부 합산 평균 수령액은 111만원에 불과하다.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 이상의 생활비 부족분이 발생한다. 50대부터 미리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노후 자금을 세금과 보험료로 고스란히 갉아먹힌다. 그 출발점이 바로 '부부 자산 분리'다.
노후설계 박람회를 찾은 시민들 모습 / 뉴스1
건강보험료 폭탄…부부가 같이 맞는다
직장을 떠난 60대에게 가장 먼저 찾아오는 복병이 건강보험료다. 은퇴 후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하면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탈락 기준이다.
건강보험 피부양자에서 탈락하는 기준은 연간 합산소득 2,000만원 초과, 재산세 과세표준 9억원 초과, 부양관계 상실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더 큰 문제는 부부 동반 탈락 규정이다. 소득의 경우 부부 중 한쪽만이라도 연간 합산소득 2,000만원이 넘으면 부부 모두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한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한 60대 남편이 연금과 금융소득을 합쳐 연 2,100만원을 받으면, 소득이 거의 없는 아내까지 건강보험료를 내야 한다.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 연간 370만원 이상의 건보료가 새로 부과될 수 있다.
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금은 건보료 산정 기준 소득에 포함되지만, 연금저축이나 개인형 IRP 같은 사적연금은 건보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50대부터 이 차이를 알고 준비해야 60대에 보험료 폭탄을 피할 수 있다.
'어르신 학당'에 참석해 웃음 치료 강의를 듣는 어르신들 / 뉴스1
연금저축·IRP, 각자 가입하면 세액공제 2배
부부가 자산을 한쪽에 몰아두는 대표적인 실수가 바로 연금저축과 IRP(개인형 퇴직연금)를 한 사람 명의로만 운용하는 것이다. 50대라면 지금 당장 배우자 명의 계좌부터 확인해야 한다.
연금저축과 IRP를 합산해 연간 최대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이 적용된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는 16.5%, 초과자는 13.2%의 공제율이 적용된다.
부부의 경우 세액공제는 각자 계산하므로, 여유가 된다면 부부가 각각 한도를 채워 납입하는 것이 절세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부부가 각자 연금저축 600만원에 IRP 300만원씩, 합산 900만원을 납입하면 세액공제를 각자 최대 148만5,000원씩 받을 수 있다. 부부 합산 연간 최대 297만원을 돌려받는 셈이다.
노후 대비 자산 관리에 나선 50대 한국인 부부 AI 이미지 / 위키트리
수령할 때도 각자가 유리…연금소득세 1,500만원 기준
연금을 받는 60대에게도 분리 전략은 유효하다. 연금 수령액이 연 1,5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종합소득세에 합산되거나 16.5%의 분리과세를 선택해야 한다.
반면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하면 연 1,500만원 이하 구간에서 3.3~5.5%의 낮은 연금소득세만 부과된다.
한 사람 명의에 자산이 집중될수록 연 1,500만원 한도를 쉽게 넘게 되고 세율이 올라간다. 부부가 각자 연금계좌를 운용하면 두 사람 모두 낮은 세율 구간을 활용할 수 있다.
전문가 조언…50대가 골든타임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은퇴 전 10년, 즉 50대를 노후 자산 재정비의 골든타임으로 꼽는다. 한쪽 명의로 쏠린 자산을 재배치하고, 아직 연금 계좌가 없는 배우자라면 지금이라도 가입해 세액공제 혜택을 챙기는 것이 우선이다.
부부 자산을 나누는 건 멀어지기 위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함께 더 잘 살기 위한 준비다. 50대가 바로 그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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