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독 미군 감축 결정에 이어 '당혹'…"유럽 주둔 미군 재검토 일환"
폴란드 총리 "우리 안보에 영향 미치지 않을 것이란 보장 받았다"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미국이 폴란드에 미 육군 병력 4천명을 배치하려던 계획을 돌연 취소했다.
독일 주둔 미군 5천명을 감축하겠다는 결정에 이어 갑작스럽게 전해진 이번 소식에 유럽 동맹국은 물론 미 국방부(전쟁부) 내부에서도 놀라움을 표현하고 있다고 폴리티코 등 외신은 15일(현지시간) 전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배치 취소 명령을 내린 병력은 텍사스주 포트후드에 주둔 중인 미 육군 제1 기병사단 산하 제2 기갑여단전투단으로,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인원은 이미 유럽을 향해 이동 중이었다. 이 부대는 4천명 이상의 병력과 장비를 갖추고 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이런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미국이 이런 결정을 내린 구체적 이유는 즉각 공개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의 지원 요청에 미온적인 유럽을 향해 분노를 드러내 왔지만 폴란드와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헤그세스 장관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중이 5%에 육박해 유럽 최고 수준인 폴란드를 '모범적인 동맹'이라고 과거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주독 미군 감축을 예고한 가운데 철수 병력을 옆 나라인 폴란드로 이동시킬 수 있다는 취지로 최근 발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은 독일에서 철수하는 미군을 자국으로 보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미국이 전략 없이 이란 전쟁에 나섰으며, 종전 협상에서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비판한 직후 주독 미군 철수 결정을 전격 발표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사안을 잘 아는 인사들을 인용해 미군의 폴란드 배치 취소 결정은 유럽 내 미군 주둔 재검토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로베르타스 카우나스 리투아니아 국방장관은 이와 관련, 블룸버그에 "리투아니아는 유럽 내 미군 순환 배치 변경 가능성에 대해 통보받았다"며 미국이 유럽 주둔 계획을 재검토하는 동안 병력 순환을 일시 중단할 가능성을 동맹국들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카우나스 장관은 다만 자국 내 미군 철수와 관련한 정보는 전달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에 이번 결정이 독일 주둔 미군 감축을 염두에 둔 단기적인 조치의 일환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에 따라 폴란드로 순환 배치될 예정이던 병력이 미국 본토가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충원될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를 사전에 통보받지 못한 폴란드는 당혹감을 드러내면서도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15일 바르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군 병력 배치의 변화가 폴란드 안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받았다"며 "이번 결정은 병참과 관련된 것으로, 억지력과 우리의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도 미국의 이번 결정과 관련해 엑스(X·옛 트위터)에 "이 문제는 이전에 발표된 유럽 내 일부 미군 배치 변경과 관련된 사안으로 폴란드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전날 바르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미국의 결정이 폴란드 내 미군 규모 축소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우리는 폴란드 주둔 미군의 규모와 작전 능력 모두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폴란드에 현재 상시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약 500명이며, 순환 배치 방식으로 주둔 중인 미군은 1만명에 달한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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