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어떻게 끝났나...'한반도', '북한' 언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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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어떻게 끝났나...'한반도', '북한' 언급도

BBC News 코리아 2026-05-15 21:48: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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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자리에 앉아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Reuter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일정이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시 주석의 관저이자 집무공간이 위치한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차담회와 오찬 회의를 마지막 일정으로 갖고 귀국길에 올랐다.

앞서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은 예상보다 긴 2시간여 만에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한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이번 방중 일정은 중국의 환대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하지만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됐던 여러 의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 또는 합의 내용이 나오지 않고 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BBC에 "이제 미중회담에서 '빅딜'이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구조"라며 "미국과 중국은 충돌은 방지하고 경쟁은 제한적으로 진행하되 갈등을 관리하는, 이른바 '관리된 경쟁'을 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미·중 간의 갈등은 예전부터 있어 왔고, 시진핑 체제 들어서는 (시 주석이) 중국의 힘을 대외적으로 투사하려는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에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와 충돌할 수밖에 없었잖아요. 미국이 압박하는데도 불구하고 중국이 (압박을) 계속 뚫고 가는 상황에서 (미중 갈등은) 구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는 문제죠."

즉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난다고 해서 단번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만 문제' 작심 경고

이번 회담은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지만, 시 주석의 '대만' 발언만큼은 매우 강경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시 주석이 14일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둘러싼 충돌 가능성을 경고하며 이를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대만 문제를 잘 처리하면 양국 관계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지만, 잘못 처리하면 두 나라가 부딪치거나 심지어는 충돌해 중미 관계 전체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 독립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근본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고 말하며 대만 해협의 평화야말로 "중·미 양국의 최대공약수"라고 말했다.

중국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시점과 발언 수위 등을 고려하면 평소보다 강한 경고성 메시지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은 약 111억 달러(약 16조5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무기를 대만에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회담 후 톈단(천단)공원을 산책하는 일정 중 기자로부터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논의했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답하지 않았다.

'한반도' 의견 교환

한반도 문제는 회담 중 언급된 것으로 보이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거나 양국 정상 간 공감대를 형성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이 알려진 직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우선순위에서 멀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두 정상이 중동정세와 우크라이나 위기, 한반도 등 중대한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한국 통일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중 정상 간에 한반도 문제가 논의된 것에 대해 주목한다"라고 밝혔다.

미 백악관은 회담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반도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과 북한에 대해 논의했다"고 언급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강 교수는 "북핵 고도화를 직접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안보 지형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가 충분히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항로 개방'

이란 전쟁과 이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관련해서는 양국이 한목소리를 냈다.

정상회담 이후 나온 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양국은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튿날 중국 외교부도 기자간담회에서 "이란은 (호르무즈) 항로를 조속히 재개해 국제사회의 요구에 호응하고, 글로벌 생산·공급망의 안정적이고 원활한 흐름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이란 핵 문제 등을 둘러싼 각측의 우려를 균형 있게 반영하는 해결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과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다른 여러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유가와 섬유 및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 제품 원가 상승 등의 문제를 겪고 있는 만큼 해협 개방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얼마나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미국 NBC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초대형 유조선을 비롯해 중국과 관련된 선박 여러 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두 달 넘게 봉쇄되면서, 원유의 약 70%를 중동에서 수입하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각국이 해협 개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정박 중 한국 선박이 피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봉쇄 사태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역 합의

이번 미중 회담에서는 관세와 희토류 및 반도체 수출 규제 등은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5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수출 통제는 주요 논의 주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H200 공급 관련해서도 "구매 여부는 중국의 주권적 결정 사항"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최근 중국산 이트륨이 미국으로 대규모 선적된 사례들이 있었다며 중국이 희토류 공급을 일부 재개하는 조짐이 있음을 시사했다.

대중 관세와 관련해서는 "중국도 중국산 제품에 대해 일정 수준의 관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에서 만나 무역갈등 '휴전'에 이르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 145% 수준의 대중국 관세를,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조치를 유예하기로 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 미중 무역 갈등은 양날의 검이다.

세계은행 출신 중국 경제 전문가 앤디 시에는 BBC에 "중국은 어떤 협상을 벌이든 간에 반도체나 인공지능 같은 기술 분야에서 미국에 의존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라며 "기술 자립을 달성하는 것이 중국의 국가적 목표이며, 2030년 전에 최고성능 반도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에는 한국이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중국이 현재 한국이 생산하고 있는 모든 종류의 반도체를 생산하게 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향후에도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에 중국을 본격적으로 포함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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