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MBK)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미국 현지 로비업체를 잇달아 선임하면서 재계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로 노조 단식과 고용 불안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작 MBK는 국내 포트폴리오 기업 정상화보다 고려아연 인수전에 집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15일 미국 정부 로비 등록 자료 등에 따르면 MBK는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통해 미국 로비업체 체크메이트 퍼블릭 어페어스(Checkmate Public Affairs)를 새롭게 선임했다. 앞서 스콰이어 패튼 보그스(SPB), 더 매키언 그룹(The McKeon Group)을 고용한 데 이어 세 번째 미국 현지 로비 계약이다.
업계에서는 MBK의 이번 행보가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미국 테네시주 통합제련소 사업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을 겨냥한 대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MBK는 체크메이트 선임 목적을 ‘핵심광물 관련 미국 연방 정책 대응’으로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미국 내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전략과 맞물린 사업으로 평가된다. 미국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동맹국 중심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고려아연의 현지 제련소 구축은 한미 경제안보 협력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MBK와 영풍 측은 앞서 해당 사업 발표 당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지분 확보 성격이 강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로비업체 추가 선임 역시 미국 내 정책·안보 이슈를 활용해 고려아연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한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MBK가 선임했던 SPB는 ‘테네시 제련소 외국인 투자 관련 이슈’를, 더 매키언 그룹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대응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CFIUS는 외국 자본의 미국 기업 투자 및 거래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하는 미국 정부 기구다.
이런 가운데 홈플러스 사태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격화되면서 MBK를 향한 비판 여론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홈플러스는 최근 일부 점포 영업 중단과 인력 재배치 논란 등으로 노조 반발에 직면해 있으며, 노동조합은 무기한 단식까지 이어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MBK가 국내 사업 정상화보다 경영권 분쟁 대응에 더 많은 역량과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MBK가 보유한 또 다른 기업인 딜라이브와 네파 역시 실적 악화와 재무 부담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딜라이브는 지난해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네파 역시 아웃도어 시장 성장세 속에서도 4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MBK의 차입매수(LBO) 구조와 대규모 배당 정책이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이번에 추가로 선임된 체크메이트를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다. 해당 업체를 이끄는 체스 맥도웰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가까운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과거 중국 기업들의 CFIUS 대응과 글로벌 암호화폐 업계 로비 과정에도 관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노조 단식과 점포 휴업 사태로 사회적 파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MBK가 미국 현지 로비전에 집중하는 모습은 국민 눈높이에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국내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경영 안정과 고용 문제에 보다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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