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이 직접 노동조합을 찾아가 대화의 문을 두드렸으나, 양측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다.
15일 평택사업장을 방문한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은 노조 지도부와 얼굴을 맞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전 부회장은 열린 자세로 교섭을 지속하자는 의지를 표명했으나, 공동투쟁본부 최승호 위원장은 핵심 의제가 전제되지 않으면 협상 테이블에 앉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면담은 평택캠퍼스 내 노조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회사 측에서는 전 부회장 외에 김용관·한진만·박용인 사장이 배석했고, 노조에서는 최 위원장과 이송이 부위원장, 김재원·정승원 국장이 참석했다.
"경영진을 향한 구성원들의 신뢰가 바닥났다"고 최 위원장은 지적했다. 그는 성과급 산정 방식의 투명한 공개와 지급 상한선 철폐, 이를 제도로 명문화할 것을 핵심 조건으로 제시했다.
반면 회사의 입장은 종전과 달라진 게 없다.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체계를 유지하되, 상한선을 두지 않는 별도의 특별보상 방안으로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당시에도 OPI 재원을 영업이익 10%와 경제적부가가치(EVA) 중 택일하는 안을 내놓은 바 있다.
앞서 사장단은 이날 공동 명의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전 부회장과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을 포함해 김수목·김용관·김우준·김원경·남석우·마우로 포르치니·박승희·박용인·박홍근·백수현·송재혁·용석우·윤장현·이원진·최원준·한진만 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노조는 한 가족이며 운명을 함께하는 동반자"라고 사장단은 명시했다. 이들은 조건 없이 대화에 임하겠다면서도, 노조 역시 국민적 우려와 국가 경제를 고려해 조속히 협상장으로 돌아와 달라고 촉구했다.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내부 갈등에 시간을 소모할 여유가 없다는 점도 강조됐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24시간 공정이 멈춰서는 안 되며, 파업으로 고객 신뢰가 무너지면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국민과 주주, 정부에 심려를 끼친 데 대한 사과의 뜻도 담겼다. "삼성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엄격해지는 만큼 그 무게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며 사장단은 고개를 숙였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같은 날 평택을 찾아 최 위원장과 별도로 만났다. 장관은 총파업 상황과 노사 협상 진행 경과를 점검하며 중재에 나섰다.
그러나 노조의 태도는 완강했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최 위원장은 "6월 7일 이후에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예정된 18일간의 전면 파업을 예정대로 실행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노조 측은 이번 파업에 최대 5만여 명의 조합원이 동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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