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재택근무·금 수입관세 인상 등 긴축 조치 잇따라
외화 유출에 루피화 가치 역대 최저 경신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 차질이 지속하는 가운데 인도가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연료 가격을 올리는 등 에너지 소비와 외화 유출을 줄이기 위한 긴축 조치에 착수했다.
인도석유공사(IOC), 바라트석유공사(BPCL), 힌두스탄석유공사(HPCL) 등 인도 국영 에너지 기업들은 15일(현지시간)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3% 이상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IOC에 따르면 델리 지역에서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97.77루피(약 1천527원)로 3.2%, 경유는 리터당 90.67루피로 3.4% 각각 올랐다.
인도는 지난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급격한 유가 상승에도 소매 연료 가격을 그대로 유지해왔으나, 석유기업들의 적자가 누적됨에 따라 이번에 처음으로 올렸다.
당국은 이번 연료 가격 인상이 소비를 억제하고 외화 유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 수요의 약 90%를 수입에 의존하는 인도는 중동산 석유 공급 부족을 완충하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려왔다.
원자재 데이터 분석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 3월 인도 정유사들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하루 평균 약 198만 배럴로 전쟁 이전인 1∼2월에 비해 약 두 배로 늘어났다.
하지만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대한 미국의 제재 면제 조치가 오는 16일로 종결됨에 따라 이 또한 막히게 됐다.
이처럼 에너지 상황이 날로 심각해지면서 인도 연방정부와 각 지방정부도 긴축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전날 수도 뉴델리 당국은 원격 근무가 가능한 공무원의 주 2일 재택근무 의무화, 대면 행사 자제, 온라인 회의 전환 등의 지침을 내렸다.
또 민간 기업들에도 유사한 조치를 자발적으로 채택하도록 권장했다.
레카 굽타 델리 주총리는 90일간의 캠페인을 통해 공공 부문의 연료 사용을 줄이고 시민들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하도록 장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 초 인도 정부는 외화보유액을 줄이는 귀금속 수입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금과 은에 대한 수입 관세를 15%로 인상했다.
또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지난 10일 국민에게 가능한 한 재택근무를 하고 해외여행을 자제하며 금 구매를 줄여달라고 촉구했다.
모디 총리는 연료 절약과 외환 확보가 애국심을 보여주는 행동이라면서 대중교통과 카풀 이용 확대, 비료 소비 절약을 권장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이날 인도 루피화 가치는 달러당 95.9350루피로 역대 최저치를 새로 썼다.
인도 인더스인드 은행의 가우라브 카푸르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 통신에 "이제 필수적이지 않은 수입을 억제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이런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금 수입 억제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다"고 밝혔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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