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사장단이 총파업을 일주일 앞두고 노조와의 직접 대화에 나섰다.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직접 평택캠퍼스로 이동해 노조위원장과 면담에 나서면서 극한으로 치닫던 노사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전영현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전자 DS 부문 사장단은 이날 오후 경기 평택캠퍼스로 이동해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과 면담을 추진했다. 초기업노조 역시 면담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은 삼성전자 사장단이 이날 오전 공동 명의의 공개 사과문을 발표한 직후 전격 추진됐다. 삼성전자 사장단이 노사 갈등과 관련해 공식 사과문을 낸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 등 삼성전자 사장단 18명은 사과문에서 “노사 문제로 국민들과 정부 그리고 주주들께 큰 부담과 심려를 끼쳤다”며 “성취가 커질수록 우리 사회가 삼성에 거는 기대가 더 엄격하고 더 커지는데 이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매순간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무한경쟁 시대”라며 “회사 내부 문제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장단은 “노동조합을 한 가족이자 운명 공동체라고 생각하고 조건 없이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하겠다”며 노조를 향해 조속한 대화 재개를 거듭 요청했다.
이번 공개 사과와 평택행은 총파업 현실화에 대한 삼성 내부 위기감이 그만큼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OPI) 제도 개편과 상한 폐지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제도화하고 OPI 상한 폐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기존 제도를 유지하면서 별도 특별보상 체계를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절차와 별도로 추가 교섭을 제안했지만 노조 측은 “유의미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총파업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노조는 전날에도 “6월 7일 총파업 종료 이후 협의할 의사가 있다”며 사실상 파업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 사장단이 직접 현장으로 이동해 노조위원장과 면담에 나선 것은 단순 실무 협상을 넘어 경영진 차원의 위기 수습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평택캠퍼스는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의 핵심 거점인 만큼 파업 장기화 시 생산 차질과 공급망 리스크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사장단 공동 사과문에 이어 현장 면담까지 추진한 것은 삼성 내부적으로도 총파업 사태를 상당히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며 “다만 노조 내부 강경 기류도 여전해 극적 타결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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