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침해·행정 폭탄에 지친 교사들…해법은 ‘보람’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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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 침해·행정 폭탄에 지친 교사들…해법은 ‘보람’ 회복

투데이신문 2026-05-15 16:11: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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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사노동조합원들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스승의 날, 감사의 말보다 교육할 수 있는 학교가 필요합니다’ 슬로건을 걸고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전국교사노동조합원들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스승의 날, 감사의 말보다 교육할 수 있는 학교가 필요합니다’ 슬로건을 걸고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스승의날을 맞은 가운데 전국 교사들이 과중한 행정업무와 학부모 민원, 교권 침해 등으로 고충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잇따라 공개됐다. 이에 교육 현장에서는 단순한 처우 개선을 넘어 교사들이 교육적 보람과 자긍심을 회복할 수 있는 교실 환경 조성이 근본적인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15일 교사노동조합연맹(이하 교사노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등 3대 교원단체가 실시한 조사들에 따르면 스승의날을 맞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교권 침해와 교사의 교육활동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교사노조가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전국 유·초·중등·특수교육 교원 7180명을 대상으로 ‘스승의 날 기념 전국 교원 인식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교육적 가치와 헌신이 사회적으로 충분히 존중받고 있다는 응답은 단 5.6%에 불과했다. 교직 생활에서 보람과 긍지를 느끼는 비율 또한 34.4% 수준에 그쳤다. 지난 1년간 사직을 고민한 교사는 55.5%에 달했다.

교사들이 담임 보직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학부모 상담 및 민원의 어려움’이 85.7%로 가장 많았다.

교사들이 꼽은 교육 현장의 근본적 해법은 ‘교사 본질 업무의 법제화’(64.9%)였다. 이와 함께 학교 공통 행정 업무의 교육청 이관 확대(49.5%)를 통해 교육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환경 조성을 촉구했다.

교직 생활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으로는 응답자의 94.7%가 ‘학생의 긍정적인 태도 변화와 성장을 목격했을 때’를 택했다. 처우나 사회적 평가보다 학생들과의 관계 속에서 교육적 성취와 변화를 체감하는 경험이 교사들에게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교총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5일까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8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원 인식 설문조사에서도 최근 1~2년간 직업적 자부심이 ‘낮아졌다’는 응답이 49.2%(낮아짐 33.0%, 매우 낮아짐 16.2%)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높아졌다’는 응답은 12.8%에 머물렀다.

교원 임금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재 보수 수준에 대해 교원 85.0%가 ‘부족하다’(매우 부족함 40.1%, 부족한 편임 44.9%)고 답했다. 그 사유로 교원들은 ‘실질 물가를 반영하지 못하는 기본급 인상률’(43.2%), ‘20년 가까이 동결·인상폭이 미미한 수당 체계’(30.9%)를 지목했다.

교총은 “2023년 서이초 사태 이후 교권 5법이 통과되는 등 대책이 수립됐으나 대다수 교원이 실질적인 보호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교사들이 무력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보완 입법이 즉각 추진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교실 이미지.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교실 이미지.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전교조가 이달 7일부터 12일까지 전국 유·초·중등 및 특수학교 교사 1902명을 대상으로 펼친 ‘교사 현실 긴급조사’에서도 교사 10명 중 8명은 현재 학교에서 교사가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조건이 보장되고 있지 않다고 봤다.

특히 응답자 97.5%는 현재 행정업무 부담이 교육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행정업무가 특정 학교나 일부 교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제약하는 구조적 문제로 고착화됐다는 것이다. 또 응답자 97.2%가 정당한 생활지도나 교육활동이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질 수 있음에 불안하다고 답변했다.

이에 교사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꼽힌 과제로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를 막기 위한 아동복지법 개정’(68.0%), ‘악성민원 대응 체계 마련’(56.9%), ‘학교안전사고·현장체험학습 관련 면책 기준 마련’(43.1%), ‘행정업무 경감 및 업무정상화’(43.1%) 등이 언급됐다.

전교조는 “교사들이 단순히 업무가 힘들다는 차원을 넘어 지금의 학교가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지속하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다”며 “이는 교사의 노동조건 악화 문제일 뿐 아니라 학생의 학습권과 학교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공교육 위기 신호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소풍·수학여행 등 학교 현장체험학습 축소 현상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구더기가 생길까 봐 장독 자체를 없애선 안 된다”고 언급하면서 교원 사회의 반발이 이어진 바 있다.

교원들은 현장체험학습과 학교 안전사고 관련 교육활동이 더 이상 교육적 필요와 교사의 전문적 판단만으로 운영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사고 발생 시 교사 개인이 민·형사상 책임까지 떠안을 수 있다는 부담이 커지면서 교육활동 전반이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교권 보호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한 교사 면책 범위와 책임 기준 마련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 현재 교육부는 현장체험학습 활성화를 위한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하며 법무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교원단체들은 관계 법령과 안전지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다한 교사에 대해서는 과도한 법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도록 명확한 보호 기준과 면책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광주교대 박남기 명예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전문가는 “현재 교육활동 보호 장치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분리 조치할 수 있도록 규정은 마련됐지만 정작 학교에는 격리 공간과 프로그램, 전담 인력, 예산 등이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책을 만드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학교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운영·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교육청, 학교가 함께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학교 내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교사 개인에게 모든 책임과 대응 부담을 떠넘기기보다 국가소송제 도입 등을 통해 전담 법무 체계가 대응하고 교사는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그동안 청탁금지법 영향으로 케이크를 나눠 먹거나 꽃을 전달하는 작은 표현조차 조심스러워지면서 스승의날에도 학교 분위기가 지나치게 경직돼 왔다”며 “오히려 학생들이 교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서로 존중과 온정을 나누는 문화를 경험할 기회가 줄어든 측면이 있다. 사회 전반에서 교사를 존중하고 교육의 가치를 함께 회복하려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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