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사이드] 정부부처·공공기관 옮겨온 세종·원주혁신도시 가보니
정부 부처가 밀집한 세종시와 공공기관들을 옮겨 놓은 혁신도시가 자영업자의 무덤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늘면서 텅 빈 상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 중대형 상가 27% 텅 비어…‘깡통상가’도 다수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시의 지난 1분기(1~3월) 중대형상가(3층 이상, 연면적 330㎡ 이상) 공실 비율은 27.0%로 전국 1위다. 지난해 4분기(24.2%)보다 2.8% 늘어 증가폭도 전국에서 가장 크다. 이 기간 일반상가(소규모+중대형)의 공실률은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20%를 넘어 21.5%로 집계됐다. 전 분기(18.0%) 대비 3.5% 늘었다. 공실률 20%는 통상 공실 심각 단계로 판단하는 기준점에 해당한다.
지난 8일 찾은 세종시에는 이른바 깡통상가도 많았다. 깡통상가는 상가 가격보다 금융사에서 빌린 빚이 많아 원금 회수가 불가능해 보이는 상태에 놓인 상가를 뜻한다. 세종시 상가 건물 곳곳에는 ‘임대’ 관련 안내문도 수두룩했다. 일부 상가들에는 모든 층을 ‘통임대’한다는 현수막까지 걸렸다.
당초 세종시를 계획할 때는 2030년에 인구가 8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올해 4월을 기준으로 세종시의 인구는 39만여명에 불과하다. 인구를 과다 예측한 것이다. 아울러 도시 개발 당시 개발 시행자와 건설사가 수익을 위해 상가 비율을 과하게 책정하는 바람에 세종시는 상가가 타 지역보다 과잉 공급됐다. 결국 꾸준히 월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상가에 투자한 개인은 시름에 빠졌다.
◇공공청사 바로 옆도 예외 없어...주말마다 도심 인구↓
문제는 이런 현상이 세종시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혁신도시와 기업도시(정부의 균형발전 방안에 따라 민간기업이 산업시설 등을 개발한 곳)가 있는 지역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원주 반곡동 359만㎡(약 108만평)에 세운 원주혁신도시와 지정면 528만㎡(160만평)에 세운 원주기업도시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원주시가 원주의 혁신·기업도시에 있는 상가 40곳과 원도심에 있는 상가 등 52곳을 조사한 결과 공실률은 43%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일반상가 13.1%, 집합상가 10.5%)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실제로 지난 13일 찾은 원주통합청사 인근 상가 곳곳엔 ‘경매 진행중’, ‘도시가스 공급중지’ 등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밀린 세금 고지서들이 나뒹굴기도 했다. 이 지역 주민 김모(64)씨는 “돌아다니는 사람이 적어서 그런지 가게가 수시로 바뀐다”고 말했다.
혁신도시와 세종시의 공실률이 높은 이유는 공공기관 직원의 가족동반 이주율이 당초 정부 계획에 비해 높지 않아 주말이면 도시가 평일보다 비기 때문이다. 세종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세종시민 중 23.7%는 직장, 학업 등의 이유로 가족과 떨어져 사는 ‘분거 가족’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의하면 전국 10개 혁신도시는 조성이 끝난 지 7년째지만 가족을 동반해 이사 온 사람의 비중은 같은 기간 71%로 정부의 목표치보다 낮다.
◇고분양가→임대료 상승→상가 공실률 증가 악순환
이들 지역의 높은 공실률에 고분양가가 일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택지지구를 개발한 뒤 건설사에 상업용지를 공급하는데 이 때 건설사가 매긴 고분양가에 상가를 산 투자자가 높은 월세를 받아 공실률이 늘었단 분석이다. 공실이 많으면 가격을 내리는 게 시장원리지만 상당수 상가 건물주가 공실에도 임대료를 낮추기보다 그냥 비워두는 방법을 택하는 이유다.
그러나 상가 주인은 이런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올해 1분기 빌딩 임대 수익률(3개월간 상가 보유에 따른 월세 수익률)은 중대형상가 0.79%, 소규모상가 0.71% 등이다. 연간 수익률로 환산해도 2.8~3.2%대다. 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최소 3.7%니 많은 대출을 끼고 상가를 샀다면 손해를 본 셈이다.
◇세종 중대형 상가 27% 텅 비어…‘깡통상가’도 다수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시의 지난 1분기(1~3월) 중대형상가(3층 이상, 연면적 330㎡ 이상) 공실 비율은 27.0%로 전국 1위다. 지난해 4분기(24.2%)보다 2.8% 늘어 증가폭도 전국에서 가장 크다. 이 기간 일반상가(소규모+중대형)의 공실률은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20%를 넘어 21.5%로 집계됐다. 전 분기(18.0%) 대비 3.5% 늘었다. 공실률 20%는 통상 공실 심각 단계로 판단하는 기준점에 해당한다.
지난 8일 찾은 세종시에는 이른바 깡통상가도 많았다. 깡통상가는 상가 가격보다 금융사에서 빌린 빚이 많아 원금 회수가 불가능해 보이는 상태에 놓인 상가를 뜻한다. 세종시 상가 건물 곳곳에는 ‘임대’ 관련 안내문도 수두룩했다. 일부 상가들에는 모든 층을 ‘통임대’한다는 현수막까지 걸렸다.
당초 세종시를 계획할 때는 2030년에 인구가 8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올해 4월을 기준으로 세종시의 인구는 39만여명에 불과하다. 인구를 과다 예측한 것이다. 아울러 도시 개발 당시 개발 시행자와 건설사가 수익을 위해 상가 비율을 과하게 책정하는 바람에 세종시는 상가가 타 지역보다 과잉 공급됐다. 결국 꾸준히 월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상가에 투자한 개인은 시름에 빠졌다.
◇공공청사 바로 옆도 예외 없어...주말마다 도심 인구↓
문제는 이런 현상이 세종시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혁신도시와 기업도시(정부의 균형발전 방안에 따라 민간기업이 산업시설 등을 개발한 곳)가 있는 지역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원주 반곡동 359만㎡(약 108만평)에 세운 원주혁신도시와 지정면 528만㎡(160만평)에 세운 원주기업도시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원주시가 원주의 혁신·기업도시에 있는 상가 40곳과 원도심에 있는 상가 등 52곳을 조사한 결과 공실률은 43%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일반상가 13.1%, 집합상가 10.5%)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실제로 지난 13일 찾은 원주통합청사 인근 상가 곳곳엔 ‘경매 진행중’, ‘도시가스 공급중지’ 등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밀린 세금 고지서들이 나뒹굴기도 했다. 이 지역 주민 김모(64)씨는 “돌아다니는 사람이 적어서 그런지 가게가 수시로 바뀐다”고 말했다.
혁신도시와 세종시의 공실률이 높은 이유는 공공기관 직원의 가족동반 이주율이 당초 정부 계획에 비해 높지 않아 주말이면 도시가 평일보다 비기 때문이다. 세종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세종시민 중 23.7%는 직장, 학업 등의 이유로 가족과 떨어져 사는 ‘분거 가족’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의하면 전국 10개 혁신도시는 조성이 끝난 지 7년째지만 가족을 동반해 이사 온 사람의 비중은 같은 기간 71%로 정부의 목표치보다 낮다.
◇고분양가→임대료 상승→상가 공실률 증가 악순환
이들 지역의 높은 공실률에 고분양가가 일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택지지구를 개발한 뒤 건설사에 상업용지를 공급하는데 이 때 건설사가 매긴 고분양가에 상가를 산 투자자가 높은 월세를 받아 공실률이 늘었단 분석이다. 공실이 많으면 가격을 내리는 게 시장원리지만 상당수 상가 건물주가 공실에도 임대료를 낮추기보다 그냥 비워두는 방법을 택하는 이유다.
가령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200만원, 수익률 5%면 상가 가격은 5억원이다. 하지만 월세를 150만원으로 깎으면 상가 가격은 3억8000만원으로 뚝 떨어진다. 상가 주인 입장에서는 향후 상가를 ‘제값’ 받고 팔려면 비싼 임대료를 유지해야 한다. 이에 지금 낮은 임대료를 받느니 몇 달이 걸려도 원하는 임대료를 줄 임차인을 찾는다.
그래도 임차인이 안 나타나면 일정 기간 임대료를 받지 않는 ‘렌트 프리’ 계약을 한다. 1년간 무상임대하고 1년은 월 200만원을 받기로 하면 월세는 월평균 100만원인 셈이다. 상가 주인은 월세를 내리지 않았기에 가치가 그대로라고 주장할 수 있다. 공실로 인한 부담을 덜고 상가 가치도 떨어뜨리지 않으니 ‘일석이조’다.
그러나 상가 주인은 이런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올해 1분기 빌딩 임대 수익률(3개월간 상가 보유에 따른 월세 수익률)은 중대형상가 0.79%, 소규모상가 0.71% 등이다. 연간 수익률로 환산해도 2.8~3.2%대다. 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최소 3.7%니 많은 대출을 끼고 상가를 샀다면 손해를 본 셈이다.
이런 가운데 내달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은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에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박지민 국회예산정책처 분석관은 “2010~2025년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자발적 퇴사자 비율은 기관 이전 전보다 늘었다”며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추진 시 이 비율을 관리하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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