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새벽 나포 후 이란 영해 방향으로 향하다 연락 끊겨
주변국 항구 규제 피해 해적공격 막을 무기·탄약 받는 시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근해에서 정박 중이다가 나포돼 이란으로 끌려간 선박의 정체는 '해상 무기고'였다고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14일(현지시간) BBC의 공개정보 데이터 기반 보도팀 'BBC 베리파이'는 해운 보안 컨설팅업체 '뱅가드 테크', 영국 해군이 운영하는 해상 보안기관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 선박 운항 정보 제공업체 '머린트래픽' 등이 제공한 정보를 종합해 이렇게 보도했다.
머린트래픽 데이터에 따르면 온두라스 선적인 후이 추안(Hui Chuan)호는 지난 13일 푸자이라에서 북동쪽으로 70㎞ 떨어진 해역에서 마지막으로 위치를 발신했다.
UKMTO는 세계협정시(UTC) 기준 14일 오전 5시 45분에 낸 경보에서 "이 선박이 정박중이던 상태에서 인가되지 않은 인력에 의해 탈취돼 현재 이란 영해로 향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뱅가드 테크에 따르면 '어업 지원선'인 후이 추안호의 운영자들은 이 선박이 민간 경비 업체들을 위한 '해상 무기고'로 운영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바다를 지나는 배들을 해적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경비 업체들이 무기를 보관하는 곳이었다는 뜻이다.
이런 '해상 무기고' 선박들은 홍해, 아덴만, 오만만 등에 거점을 두고 있으며, 경비 업체들이 손쉽게 무기와 탄약을 수령하고 반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쓰인다고 BBC는 설명했다.
해안의 항구에 무기고를 둘 경우 받게 되는 무기, 탄약, 인력 등에 까다로운 규제를 피하려는 의도다.
위치 데이터에 따르면 후이 추안호는 최근 한 달간 오만과 UAE의 북동쪽 연안에 머무르고 있었다.
BBC 베리파이는 이 선박에 어떤 물건이 실려 있었는지, 또 누가 이를 이용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현재 후이 추안호와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으며 위치 신호도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이란 당국도 후이 추안호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해운 전문 매체 '매리타임 이그제큐티브'는 해상 무기고 운영은 사업의 성격상 불투명한 경향이 있다며 후이 추안호의 실제 소유관계와 운영주체는 명확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 선박은 1984년에 건조됐고, 서류상 소유자와 운영자는 마셜 군도에 등록된 페이퍼 컴퍼니로 되어 있다.
이 회사 앞으로는 1993년에 건조된 어선 '서니 오션'호도 등록돼 있다.
한편 13일 새벽에는 인도 선적의 목조 화물선 '하지 알리'호가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 근처 해역에서 공격을 받아 불길에 휩싸인 채 침몰했다.
승무원 14명 전원은 오만 해안경비대에 구조됐다.
이 화물선은 가축을 싣고 소말리아에서 출발해 UAE 샤르자 항구로 향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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