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 씨가 14일 검찰로 송치되는 모습. /연합뉴스
한밤중 귀가하던 10대 여고생이 일면식도 없는 20대 남성의 흉기에 찔려 참혹하게 목숨을 잃었다. 범행 동기를 묻는 질문에 피의자가 내놓은 대답은 "사는 게 재미없어 자살을 고민하다 범행했다"였다.
사람을 살리는 간호사를 꿈꾸던 10대 소녀의 생명을 앗아간 자의 변명치고는 허망함을 넘어 분노를 자아낸다. 심지어 피의자는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있다.
"우발적 범행" 주장하지만… CCTV·증거인멸이 가리키는 '계획살인'
사건은 지난 5월 5일 광주 광산구 월계동 일대에서 발생했다. 2002년생(23세) 피의자는 심야에 귀가 중이던 여고생을 흉기로 찔렀다.
피해자의 비명 소리를 듣고 달려온 남고생 B군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혔고, 여고생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피의자의 범행 후 행적은 치밀했다. 차량으로 도주한 그는 흉기와 차량을 유기하고 휴대전화 전원을 껐다.
무인 세탁소에 들러 혈흔이 묻은 의류를 세탁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까지 남긴 뒤 약 11시간 만에 긴급체포됐다. 그럼에도 그는 수사기관에 "우발적 범행"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로엘 법무법인 박세진 변호사는 15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해 "피의자가 계획성을 부인하고 우발성을 주장하는 것은 양형상 불리한 요소를 줄이려는 방향의 방어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형법상 살인죄 자체의 법정형은 동일하지만, 계획적 살인은 형량을 대폭 높이는 핵심 가중요소이기 때문이다.
박세진 변호사는 "해당 사건의 경우 흉기 2자루를 사전 준비한 점, 사전에 배회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한 정황, 휴대전화 전원 차단·유기 의심, 차량과 흉기를 유기한 점, 세탁 등 증거인멸 정황 같은 요소를 CCTV·포렌식·구매내역·동선 등으로 구조화하여 '사전 준비 및 범행 후 은폐'를 객관 증거로 제시하는지가 관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스토킹 피소에 분노 투영?… 법원, '비난 동기'에 철퇴 내릴까
"사는 게 재미없어 범행했다"는 피의자의 황당한 진술은 재판에서 어떻게 작용할까.
이원화 변호사는 방송에서 "무작위 살인이기 때문에 비난 동기(범행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전혀 없는 경우)라고 할 수 있고, 피해자는 미성년자고 여성인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라고 규정하며 "가중 요소까지 작용 된다고 하면 무기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짚었다.
박세진 변호사 역시 피의자의 발언이 "납득 가능한 동기가 부재하다는 점, 피해 회복이나 반성 정도, 사회적 불안 야기 등과 결합하여 불리한 양형 요소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의자는 범행 이틀 전, 아르바이트에서 만난 동료 외국인 여성을 스토킹한 혐의 등으로 고소당한 상태였다.
박세진 변호사는 "만약 거절·분노 등 특정 사건과 본건 살인이 연결된다는 점이 입증되면, 범행 동기 평가 및 비난가능성 판단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만약 해당 여성을 상대로 살해 의사와 준비행위가 구체화되었다면, '살인예비' 성립도 문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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