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주대은 기자] 지난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낙마했던 일본 축구 레전드 나카무라 슌스케와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됐다.
일본 ‘닛칸 스포츠’는 14일(한국시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 나서는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은 오는 15일 발표된다. 과거 월드컵에선 선수 선발에서도 다양한 드라마가 있었다”라며 일본 축구 레전드 슌스케의 이야기를 전했다.
매체는 지난 2002 FIFA 한일 월드컵에 출전할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 발표를 앞두고 있었던 일을 소개했다. 당시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은 노르웨이 원정 후 파리를 경유해 나리타로 복귀하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그런데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던 필립 트루시에 감독이 일본축구협회 강화추진본부 가토 아키쓰네 부장을 불러 “난 나리타행 비행기에 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2002 FIFA 한일 월드컵 출전 명단 발표 하루 전날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전한 것.
가토 부장은 갑작스러운 통보에 일본에 있던 기노모토 부본부장에게 전화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자 기노모토 부본부장은 “슌스케 문제일 거다. 도망치고 싶다면 그래도 좋다. 내가 발표하겠다”라고 전했다.
트루시에 감독은 공항 라운지에서 “지금부터 멤버를 말하겠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가토 부장은 메모장을 꺼내 선수 명단을 적었다. 트루시에 감독은 “내일 발표 때까지 절대 말하지 마라”라며 통역과 함께 공항을 떠났다.
그런데 명단엔 슌스케의 이름이 없었다. 당시 슌스케는 요코하마 F. 마리노스 핵심 미드필더였다. 특유의 날카로운 왼발 킥으로 유명했다. 다만 무릎 부상으로 인해 컨디션이 100%는 아니었고 월드컵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었다.
‘닛칸 스포츠’는 “가토 부장은 놀라지 않았다”라며 “그로부터 두 달 전 폴란드 원정에서 이미 슌스케의 탈락은 결정돼 있었다. 노르웨이 원정을 떠나기 전 3월 우크라이나전에 사실상 슌스케의 최종 테스트 무대였다. 하지만 슌스케는 결과를 남기지 못했다. 이어진 폴란드전에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트루시에 감독은 가토 부장에게 “슌스케는 월드컵 멤버로 뽑지 않겠다. 그 뜻을 본인에게 전해달라”고 말했다. 가토 부장은 슌스케를 불러 “트루시에 감독이 더 이상 부르지 않겠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슌스케는 “네”라고만 답했다.
결국 슌스케는 월드컵으로 향하지 못했다. 그 대신 한국으로 향해 호텔 방에서 일본 대표팀의 경기를 TV로 지켜봤다. 그는 “월드컵은 보고 싶지만, 내가 경기장에 가면 신경 쓰는 선수가 나올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일본 대표팀에 대해서도 “다들 염색을 했네”라고만 말했을 뿐 경기 내용에 대해선 뚜렷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일본은 사상 첫 16강에 오르며 역사를 새로이 했으나, 슌스케는 호텔 방에서 홀로 경기를 지켜보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후 슌스케는 레조칼라브리아, 셀틱 등을 거쳤다. 2006 FIFA 독일 월드컵,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하며 월드컵 출전이라는 꿈을 이뤘다. 요코하마 F. 마리노스, 주빌로 이와타에서 활약한 뒤 지난 2022년 요코하마 FC에서 은퇴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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