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英여왕·부시 대통령 부자 이어 다카이치까지…국빈 잇단 방문
왕건의 도시, 퇴계의 고향…이번엔 정상회담으로 외교 중심 돼
(안동=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한일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찾는 경북 안동은 가장 한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서 깊은 문화유산이 많은 지역이다 보니 1999년에는 내한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의 방문지로 선택됐다.
그해 4월 엘리자베스 여왕은 '가장 한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주한 영국대사관이 낙점한 하회마을을 찾아 소가 밭을 가는 장면을 보고 신발을 벗고 고택 마루에 올라가 보기도 했다.
마침 안동을 찾은 날이 여왕의 73세 생일이어서 하회마을 담연재에 한국식 생일상이 차려졌고 이 장면은 세계 곳곳에 전해져 큰 관심을 끌었다.
여왕이 다녀간 뒤 안동은 하회마을, 봉정사 등 이른바 '여왕의 길'을 답사하려는 국내외 관광객이 몰리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이후에도 국빈급 인사들의 안동 방문이 이어졌다.
2005년 11월 '아버지 부시'로 불리는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부가 안동을 찾아 지역 고교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진 뒤 하회마을, 병산서원을 둘러봤다.
4년 뒤인 2009년 8월에는 '아들 부시' 역시 전직 미국 대통령 신분으로 안동을 찾아 고교생 대상 강연, 하회별신굿탈놀이 공연 관람 등을 했다.
2016년 5월에는 반기문 당시 UN 사무총장이 경주에서 열린 유엔 NGO 콘퍼런스에 참석하기에 앞서 안동을 찾아 하회마을 충효당을 둘러보고 경북도지사와 오찬을 함께했다.
이 밖에도 2013년에는 '아들 부시'의 동생인 젭 부시 전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 2014년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 2019년에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가 안동을 찾는 등 세계 정상급 인사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한일정상회담을 위해 안동을 찾으면서 시민들의 자부심과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안동은 서울과 경주 다음으로 문화유산이 많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풍천면에 있는 하회마을은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조선시대 고가옥과 초가집 등 전통가옥 120여 가구가 잘 보존돼 있다.
특히 마을에서 국가무형유산인 하회별신굿 탈놀이가 정기적으로 공연되면서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1574년에 지어졌다.
지난 2019년 7월 '한국의 서원'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8곳의 서원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봉정사는 신라 문무왕 때인 서기 672년에 창건된 사찰로 극락전과 대웅전이 국보로 지정돼 있다.
특히 극락전은 현존하는 목조건물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맞배지붕 형식의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유명하다.
안동은 또 고창군으로 불리던 후삼국 시대에 왕건이 견훤을 물리친 전투가 벌어진 곳으로 유명하다.
이후 고려 말 공민왕이 노국공주와 함께 북방 홍건적의 침입을 피해 몽진해 약 70일간 머문 '임시수도'이기도 했다.
난이 끝난 뒤 개경으로 돌아간 공민왕은 당시 복주로 불리던 안동을 안동대도호부로 승격시켰다.
고려시대 당시에는 몽골족이 세운 원나라 영향으로 소주 제조법이 전해지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진 안동소주의 기원이 됐다.
조선시대에는 안동관찰부가 설치돼 경상도 북부지역의 중심지 역할을 했고 퇴계 이황, 서애 류성룡, 학봉 김성일 등 조선을 대표하는 학자들을 다수 배출했다.
'편안한(安) 동쪽(東)'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역사적으로 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은 편이어서 국보 등 지정 국가유산이 340점 넘게 남아 있다.
시민 권모(57·회사원)씨는 "27년 전 영국 여왕이 다녀가신 뒤부터 세계적인 유명 인사들이 계속해서 안동을 찾고 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한일정상회담도 성공적으로 이뤄져 일본과의 관계도 돈독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김모(45·자영업)씨는 "K문화가 세계적으로 각광 받는데 일본 총리의 방문으로 안동이 K시티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yong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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