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에 "가장 중요한 성과" 평가…"美 아직 응답 안해" 지적도
시진핑 '미중 충돌' 경고도 주목…대만 전문가 "中, 대만 문제 시급성 높아졌다 보는 것"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내 전문가들 사이에선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미중 경쟁 주도권을 쥐고 있는 구도가 확인됐다는 평가가 제시됐다.
15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왕이웨이 중국인민대 교수는 전날 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미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 구축에 미중 정상이 동의했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이는 중미 관계가 완전히 새로운 장(章)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면서 "중국이 이번 경쟁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왕 교수는 "트럼프가 지난 1년의 관세 전쟁과 반도체 봉쇄 등 대(對)중국 압박 수단을 시도해봤으나, 결국 미국의 실력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며 "일정 정도 중국의 리듬에 순응하고 중국의 실력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시 주석의 회담 발언을 통해 처음 등장한 개념인 '중미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는 ▲ 협력이 주가 되는 긍정적 안정 ▲ 경쟁에 정도가 있는 건전한 안정 ▲ 이견이 통제 가능한 일상화된 안정 ▲ 평화적이고 예측 가능한 항구적 안정으로 요약된다.
시 주석은 이를 미중 관계의 새로운 틀로 삼기로 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찬성했다면서 "향후 3년 또는 그 이상의 중미 관계에 전략적 지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의지를 명확하게 투영하면서 미국이 더이상 중국을 압도할 수 없으니 상호 세력권을 인정하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왕 교수는 "'중미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의 네 가지 특징적 지위를 받아들인 것이 이번 회담의 가장 중요한 성과"라며 미중 양국이 이를 위해 무역·투자 분야 양대 위원회를 만들어 구체적인 이견을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정상회담에서 '건설적 전략 안정'을 내놓은 것은 경쟁과 협력이 병존하고 예방과 안정이 병행하는 기본적 틀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양국이 이 새로운 지위를 받아들인 것은 정상회담의 전략적 높이를 보여주는 것이고, 이는 강대국 간 경쟁이 지속될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경제·무역 관계를 개선하고 과도한 안보화를 방지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짚었다.
우신보 상하이 푸단대학 국제문제연구원장(미국연구센터 주임) 역시 시 주석이 언급한 새 프레임이 "양국 관계가 '전술적 휴식' 층위에서 중요한 문제에서 실질적 합의를 모색하는 전략적 차원으로 격상됐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런 평가와 대조적으로 국제 관계 전문가 스인훙 중국인민대 교수는 '중미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가 중국의 요구일 뿐 미국은 아직 응답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스 교수는 중국이 '경쟁 관리'를 핵심으로 인식하고 있고, 경쟁의 근원과 경쟁 통제 방법 등에서 미중이 모두 수용 가능한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건설적 전략 안정'은 그저 수사(修辭)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시 주석이 전날 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미중 간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며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을 두고 대만 일각에선 중국의 인식에 변화가 나타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왕신셴 대만정치대 교수(국제관계연구센터 주임)는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 인터뷰에서 그간 중국의 대만 관련 언급에 '핵심이익 중의 핵심'이나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초', '넘어서는 안 될 레드라인' 등이 있었는데, 이번 회담에서 등장한 '충돌'은 군사 안보적 의미를 갖고 있는 한층 구체적인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왕 교수는 "중국이 대만 문제의 시급성이 높아졌다고 보는 것"이라며 "'대만 독립'을 대만해협 평화를 파괴하는 핵심 요인으로 규정함으로써 미국을 향해 '대만 독립'을 함께 통제하자고 요구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다만 왕 교수는 미국의 입장에서 대만해협 문제는 중국과의 협상 카드이자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확대 수단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에서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로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반면 스인훙 교수는 "중국은 줄곧 대만 의제에서 미국과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해왔다"며 "이번 언급에 특별한 점은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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