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포스코가 생산 방식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며 철강 사업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전기로 기반 저탄소 공정을 확장하고, 미래 산업을 겨냥한 8대 핵심 전략제품에 기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운임 상승 등 안팎의 위기를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15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항제철소의 2파이넥스 설비(연산 150만t)를 폐쇄하는 대신 광양제철소에서 오는 6월 연산 250만t 규모의 신규 전기로를 가동할 계획이다. 고원가 노후 설비를 축소하고, 전기로 기반 저탄소 생산 체제 구축에 힘쏟고 있다.
포스코가 팔을 걷어붙인 건 악화된 대내외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포스코는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 8조9350억원, 영업이익 213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7.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6.6% 감소했다. 중동 전쟁으로 유가·운임·환율이 동시에 상승한 영향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컨퍼런스콜에서 전쟁 여파로 주 원료비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며 “회사가 효율화 작업과 원가 절감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도 비용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스코는 수년 전부터 중국의 저가 공세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악재에 시달렸다. 철강 부문 매출 규모는 내부거래를 제외하고 ▲2022년 44조5470억원 ▲2023년 40조3933억원 ▲2024년 39조1041억원 ▲2025년 37조2849억원으로 내리막을 걸었다. 여기에 이란 전쟁이라는 변수가 더해지며 부담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포스코는 정면돌파에 나섰다. 생산 방식과 제품 전략을 함께 전환하며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2파이넥스 폐쇄는 설비 정리를 넘어 공정 전환의 출발점으로 해석된다. 포스코는 2파이넥스 운영 과정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기술을 향후 수소환원제철(HyREX) 공정에 접목할 계획이다. 수소환원제철은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 이산화탄소 대신 물을 배출하는 친환경 제철 기술이다.
광양 전기로는 저탄소 생산 체제 전환의 핵심 설비가 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전기로에서 생산한 쇳물을 바로 활용하거나 고로에서 생산한 쇳물과 혼합하는 합탕 기술을 적용해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고로 방식 대비 연간 최대 약 350만t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고급강 생산이 어려운 전기로의 특성을 극복하기 위해 합탕, 불순물 제어 등 품질 향상 기술을 병행 개발해 고급강을 생산할 계획이다.
제품 구성도 범용 제품에서 미래 산업에 필수적인 고부가 제품 포트폴리오로 중심을 옮긴다. 탈탄소, 신재생에너지, 미래 모빌리티라는 산업계 흐름에 맞춘 행보다. 포스코는 8대 핵심 전략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8대 전략제품은 철강 수요 산업 트렌드에 발맞춰 전력·친환경 에너지 수요 증가 및 모빌리티 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하는 측면에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포항·광양제철소의 R&D 및 생산공정 특성에 맞춰 전략제품군을 차별화했다. 포항제철소는 ▲에너지 후판 ▲전력용 전기강판 ▲차세대 성장시장용 STS ▲신재생에너지용 PosMAC이 중심이다.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에 맞춰 석유·가스·발전·재생에너지 분야에 사용되는 에너지 강재의 성능 향상과 제품 개발에 집중한다.
자동차용 강판이 주력인 광양제철소는 ▲기가스틸 ▲HyperNO ▲고망간강 ▲전기로 고급강이 중심이다. 자율주행 및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철강 주도권을 확보하고, 저탄소 제품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신성장 강재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포스코는 8대 전략제품 기술 개발 프로젝트팀 구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각 제품을 책임질 8개 프로젝트팀을 포항·광양제철소 직속으로 배치해 연구 성과가 생산 공정에 즉시 적용되도록 했다. 관계자는 “기존 방식은 연구·생산·판매 부서 간 협업 형태로 운영했지만, 원팀형 조직으로 개편해 실시간으로 업무를 공유하고 병렬적인 솔루션 가동이 가능한 체제를 구성했다”며 “시장 요구사항과 연구 진행 경과 상황 등을 즉각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8대 전략제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국내 철강 생태계 체질 개선에 앞장설 계획이다.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은 지난해 11월 포스코그룹 테크포럼에서 “핵심 전략 제품과 혁신 공정에 자원을 집중하고, 원팀형 초격차 대형과제를 추진해 혁신 기술로 미래 경쟁력을 완성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이어 올해 신년사에서는 “미래 산업의 핵심인 8대 핵심 전략 제품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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