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동조합과 회사 간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정부 중재 회의 내용이 녹음되어 외부로 공개되면서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의 최승호 위원장이 중앙노동위원회와의 비밀 협의 과정을 녹음한 후 조합원 익명 소통방과 언론사에 해당 음원을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중노위 주관으로 사후조정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노사 양측의 입장 차이를 조율하려던 중재위원과 최 위원장 사이의 대화가 고스란히 녹음된 것이다.
공개된 음원 속에서 최 위원장은 사측 교섭대표 김형로 부사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300조원임에도 김 부사장이 200조원에 못 미칠 것이라고 발언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반도체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고 실적 규모를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중재위원이 조정안 마련을 위해 합의점을 찾아보자며 설득에 나섰으나, 최 위원장은 노조의 조정 요구안은 제출했는데 회사가 과거 집중교섭 때 입장만 되풀이한다며 반발했다. 더 이상 사측과 대화할 의사가 없으니 조정안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협상은 12일 밤을 넘겨 13일 새벽까지 계속됐으나 결국 결렬로 마무리됐다. 노조 측은 핵심 요구사항인 성과급 상한선 철폐와 투명성·제도화 방안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후퇴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녹취 공개를 둘러싼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비공개 원칙으로 운영되는 중노위 조정 회의의 성격을 고려할 때, 중재 당사자로서의 신뢰를 스스로 허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녹음에 앞서 상대측 중재위원의 사전 동의를 받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해 도덕적 책임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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