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섭 더봄] 대가족이 즐기는 명랑 운동회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박종섭 더봄] 대가족이 즐기는 명랑 운동회

여성경제신문 2026-05-15 10:00:00 신고

온가족이  '둥글게 둥글게 ' 노래에 맞춰 벌이는 짝짓기 놀이는  서로를 더욱 가깝게 한다. /박종섭
온가족이  '둥글게 둥글게 ' 노래에 맞춰 벌이는 짝짓기 놀이는  서로를 더욱 가깝게 한다. /박종섭

옛날 한국의 주거 형태는 정겨운 초가집과 곡선의 멋을 가미한 전통적인 기와집이 대부분이었다. 초가집에는 낮은 돌담이 설치되어 있었고 담 너머로 서로 안부도 묻고 인사를 하기도 했다. 공동 우물과 공동 빨래터에는 동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어느 집에 누가 사는지 그 집 아들딸들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어릴 때 고향의 풍경이다.

그러다 어느 때부터인가 담은 높게 쳐졌고 문은 꼭꼭 걸어 잠겼다. 이 정도는 시작에 불과했다. 층층이 올라가는 아파트가 편리한 주거 형태가 되면서 공동 우물도 공동 빨래터도 사라졌다. 낮은 담은 어디로 가고 단단한 콘크리트 벽이 설치되었고 자연스럽게 이웃과는 단절이 되었다. 아파트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아래 윗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모르고 사는 세상이 되었다.

한 군데 모여 단체 사진도  찍고 /박종섭
한 군데 모여 단체 사진도  찍고 /박종섭

10남매 자손들이 이룬 가정이 281명으로 불어나고

가까운 친인척도 자주 만나지 않으면 누가 누군지 알 수가 없게 된다. 혹시 길에서 잘못 시비가 붙어도 친인척도 모르고 싸우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명랑운동회는 그래서 시작되었다. 최소한 1년에 한 번씩이라도 만나 서로 알고 지내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란 단순한 생각에서 이런 행사를 하게 되었다.

충북 진천의 실원리라는 조그만 마을에 자리 잡은 할아버지 한 분이 10남매를 두게 되었다. 딸 6명에 아들 4명이 그렇게 태어났다. 위로 딸 4명은 출가했고 아들 4명은 장성하여 유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늙어 세상을 떠나셨고 1980년 아들 4명은 자주 만나 자녀들과 함께 족구도 하며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그러다 1990년부터는 10남매 자손들이 모여 하루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갖기로 합의하고 이 대회를 이끌어 왔다. 2026년 10남매에서 태어난 가족들이 가정을 갖고 이룬 식구들이 281명이 되었다 한다.

10남매 누구의 자손인지 한 눈에 알게하는 일련번호가 적힌 명찰 /박종섭
10남매 누구의 자손인지 한 눈에 알게하는 일련번호가 적힌 명찰 /박종섭

명찰에 일련번호를 붙여 쉽게 가족을 구분하고

올해도 10남매의 고향인 광혜원 체육공원에서 넓은 운동장을 빌려 체육대회를 열었다. 온 가족이 즐기는 명랑운동회다. 10남매 중 여러 명이 세상을 떠나셨고 이제 남은 인원은 4명뿐이다. 그래도 10남매 가족들은 변함없이 이 행사에 참여하고 올해도 100명의 가족이 함께했다.

누가 누구인지 구분이 쉽게 각자의 명찰에는 일련번호가 붙여졌다. 2026년 현재 다섯 자리 숫자가 등장했다. [1-1-1-1-1 김00] 제일 앞의 1은 10남매 중 첫 번째 자녀, 다음 1은 그 자녀분의 첫 번째 손자녀, 또다시 그분의 증손 또는 증손녀, 이러한 순서로 내려가 자신의 이름이 주어진다. 이름표에 나온 숫자를 보면 어느 집에 어느 자손인지 금세 알게 된다.

서로을 알게하는 소중한 가족 소개의 시간 /박종섭
서로을 알게하는 소중한 가족 소개의 시간 /박종섭

개회식에 이어지는 가족 소개

우선 참가자가 모두 모여 개회식이 시작되었다. 개회사와 함께 축사가 이어지고 오늘 행사에 대한 안내가 주어졌다. 그리고 가족 소개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10남매 중 제일 막내 가족부터 소개했다. 각각 10남매의 가족들이 함께 나와 전 가족을 소개하는 자리다. 참석하지 못한 가족들도 있었지만 참가한 사람이 한 가족씩 모두 소개되었다.

누가 결혼을 했고 배우자가 누구이며 그 자녀가 누구인지 알게 되는 소중한 자리였다. 자주 나오는 사람도 있지만 오랜만에 나와 처음 보는 얼굴도 있다. 이때가 여러 가족을 자세히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이다. 가족 소개가 끝나면 전체 인원은 3개 팀으로 나누어 여러 경기 준비를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  맛있는 뷔페를 즐기고 /박종섭
금강산도 식후경,  맛있는 뷔페를 즐기고 /박종섭

맛있는 점심 뷔페를 함께 즐기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도 있듯 점심시간이 가까워져 본격적인 명랑 운동회는 점심 식사 후에 시작된다. 점심은 이동식 뷔페로 다양한 음식으로 차려졌다. 장어구이와 연어초밥 등이 인기다. 한쪽에서는 삼겹살도 구워 제공한다. 각종 음료수는 물론 맥주와 막걸리도 빠질 수 없다. 맛있는 음식은 충분히 먹고 남을 만큼 준비되어 있다. 무엇보다 잘 먹고 즐겁게 놀면 그 행사는 성공한 것이다.

피구 경기를 하기 전 상호 인사하는 모습 /박종섭
피구 경기를 하기 전 상호 인사하는 모습 /박종섭

여러 명이 참여하는 피구 경기

작년에는 족구 경기를 했었는데 올해는 피구 경기로 종목이 바뀌었다. 여럿이 참석할 수 있어서다. 두 편으로 나누어 공을 던져 상대를 맞히는 게임으로 재미도 있다. 공격과 방어를 철저히 하고 많이 살아남는 쪽이 이기게 된다. 

어르신들이 즐기는 미니 골프는 인기 종목 /박종섭
어르신들이 즐기는 미니 골프는 인기 종목 /박종섭

어르신들이 즐기는 미니 골프

미니 골프는 어르신들에게 인기 있는 종목이다. 제한된 운동장이지만 4개의 홀컵을 만들어 깃대를 꽂고 퍼터로 공을 지정된 타수만큼 치는 경기다. 가장 적은 타수로 4개 홀을 돌아온 선수 팀이 가장 높은 50점의 점수를 받고, 2등이 30점, 3등이 20점을 받게 된다.

일정한 거리에 퍼터로 홀인 하는 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작년에는 홀인원도 나온 적도 있다. 올해는 홀인원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모두 열심히 경기에 임했다. 공식 경기가 끝나고는 개별 경기를 진행했다. 한 라운드에 1000원씩을 내어 이긴 사람에게 몰아주는 경기다. 역시 돈내기는 재미있다. 더욱 신경을 쓰고 조심스럽게 치기 때문이다.

명랑운동회의 묘미 다양한 단체 종목

단체 줄넘기. 몇 번을 넘을까? 모두가 관심 /박종섭
단체 줄넘기. 몇 번을 넘을까? 모두가 관심 /박종섭

신발 던지기 게임과 단체 줄넘기

팀원 전체가 출전하는 단체게임으로 많은 웃음과 함께 인기 있는 종목이다. 20여m 앞에 조그만 원반 위로 신발을 올리는 개수로 등위를 가리는 게임이다. 한쪽 신발을 벗어 던져 저 앞의 원반 위로 올려야 하는데 신발은 원반을 맞고도 튕겨 나간다. 결국 원반 위에는 신발 한 짝도 올리지 못하고 말았지만 모두가 즐거워했다.

단체 줄넘기 게임에는 굵은 밧줄을 돌리며 5명 이상이 들어와 함께 줄을 넘는 게임이다. 몇 번을 넘는가가 승부를 가른다. 함께 부르는 구령에 따라 뛰는 선수들이 줄에 다리가 걸려 도중하차하는 것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고리 던져 걸기와 투호 놀이

전통 놀이인 고리 던져 걸기. 생각보다 쉽지 않네. /박종섭
전통 놀이인 고리 던져 걸기. 생각보다 쉽지 않네. /박종섭

고리 던져 걸기는 전통적인 놀이로 같은 장소에서 고리를 던져 거는 경기인데 쉽지 않다. 각 팀에서 몇 명씩 출전하여 몇 개씩 나누어 고리를 던졌는데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이 있어 더욱 재미있다. 투호 던지기도 마찬가지다. 투호를 통에 던져 넣어야 하는데 아슬아슬하게 통을 비켜나간다. 그럴 때마다 아쉬움에 탄식이 쏟아져 나온다.

가위바위보 게임과 짝짓기 놀이

올해 처음 도입한 가위바위보 게임은 전체 인원이 1대 1로 가위바위보를 하여 승부를 겨루는 게임이다. 최종으로 남은 승자가 우승하는 경기로 상대의 마음을 읽어야 이길 수 있다. 최종 결승전에서 어린아이가 우승했다. 어린아이의 마음을 읽기는 쉽지 않다.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짝짓기 놀이도 재미있었다. 전체 인원이 운동장 한가운데 모여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다가 사회자의 구호에 따라 짝을 짓는 놀이다. 짝이 맞지 않는 곳에서는 짝을 구하느라 애쓰고 남는 곳에서는 누군가 떼어내려 애쓰는 과정이 웃음짓게 한다.

명랑운동회 폐회식과 해산

우승팀에는 상품과 트로피가 주어지고 명랑운동회는 다음 해를 기약하게 된다. /박종섭
우승팀에는 상품과 트로피가 주어지고 명랑운동회는 다음 해를 기약하게 된다. /박종섭

명랑운동회는 참가한 가족에게 기념품으로 도자기를 줬다. 또한 우승팀에게는 트로피와 상품권을 줬고, MVP에게는 상품을 줬다. 우승한 팀이나 우승하지 못한 팀 모두에게 우승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이렇게 한 할아버지의 10남매 자손들이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었다.

점점 출산율이 줄어들고 개인주의가 심화하는 환경에서 대가족이 한곳에 모여 행사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핵가족이 대세인 요즘 세태에서 10명의 자녀가 탄생한다는 것은 꿈같은 일이다. 앞으로 이런 행사를 언제까지 할 수 있는지 모른다. 한 가정에서 10명의 자녀가 태어나지 않으면 안 되는 행사다.

저출산 고령화는 한 나라를 위기에 몰아넣게 한다. 더 많은 자녀가 태어나야 대한민국도 젊어지고 발전한다. 앞으로도 더 많은 아이가 태어나 이런 행사가 중단되지 않고 지속되어 가족으로서의 친목을 계속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여성경제신문 박종섭 은퇴생활 칼럼니스트
jsp1070@hanmail.net

박종섭 작가

금융권 실무와 대학 사회복지 강의를 거쳐 정년퇴직 후 국민연금공단 노후준비 민간전문강사로 활동했다. 교육 현장과 군부대, 기업 등에서 인성교육에 힘써 ‘대한민국 인성교육 대학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슬기로운 은퇴설계 지혜로운 재무설계> , <가슴 떨릴 때 go! 제주 한 달 살기> , <행복노트> 등이 있으며, 현재 은퇴설계 전문강사이자 칼럼니스트로서 후회 없는 제2의 인생을 제안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Copyright ⓒ 여성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