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뉴스1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국제통화기금(IMF)의 한국 재정 관련 긍정적 평가를 잇달아 공유하며 긴축론을 거듭 일축하고 있다. IMF 대변인의 발언을 직접 인용하는 방식으로 확장 재정 기조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15일 X에 "무조건 긴축 주장하는 분들이 나라를 생각한다면 꼭 봐야 할 기사"라며 한국경제신문 보도를 링크했다. 긴축론자들을 겨냥한 직접적인 메시지였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줄리 코잭 IMF 대변인은 현지시각으로 14일 워싱턴DC IMF 본부에서 진행된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경제신문의 질의에 "한국의 부채는 지속 가능한 수준이며, 부채 위기가 발생할 위험 또한 낮다"고 답했다. 코잭 대변인은 "2030년 GDP 대비 63%라는 수치는 전 세계 일반 정부부채 평균치의 약 절반 수준"이라면서 "한국의 부채상황은 상당히 견고하다"고 했다.
IMF는 지난달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과 재정 모니터 보고서에서 한국의 일반 정부 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GDP 대비 52.3%를 기록했으며, 2030년에는 이 수치가 63%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담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재정 건전성 우려가 제기됐으나 코잭 대변인은 "비록 우리의 '재정 모니터' 보고서에서 한국의 부채가 증가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는 했지만, 동시에 그 부채 증가는 '근본적으로 다른 수준'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명시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 세계의 다른 많은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부채 수준이 상당히 낮다는 사실을 가리키는 것"이라면서 "부채 증가의 속도보다는, 한국의 부채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그 사실 자체, 즉 전체적인 부채 상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코잭 대변인은 또 IMF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제4조 협의 보고서를 거론하며 "우리는 한국의 부채가 지속 가능한 수준일 뿐만 아니라 부채 위기의 위험 또한 낮다고 평가했다"면서 "부채와 관련하여 한국이 처한 상황은 전 세계의 다른 많은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양호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제4조 협의는 IMF가 회원국마다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거시경제 및 금융정책 점검 제도다.
이 대통령이 X에서 재인용하며 주목한 대목은 코잭 대변인의 재정 확장 관련 발언이었다. 코잭 대변인은 "한국이 현재 매우 신중한 재정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비록 현재 다소의 재정 확장 기조가 보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재정 확장은 매우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궁극적으로 한국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구조 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잭 대변인은 또 "한국이 직면한 인구 구조적 압박을 고려할 때, 이러한 생산성 향상은 향후 경제 성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번 IMF 발언 인용은 재정 논쟁에서 국제기구의 권위를 활용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앞서 지난 5일 이 대통령은 X에서 나라살림연구소가 IMF 재정모니터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순부채비율 전망치가 주요국보다 훨씬 낮았다는 보도를 인용하며 "시도 때도 없이 긴축 노래 부르는 이상한 분들"이라고 적은 바 있다. 열흘 사이에 IMF 관련 보도를 두 차례 연달아 공유한 셈이다.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1회 국무회의 겸 제8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은 확장 재정 기조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이 대통령은 "지금은 위기 시기인 만큼 국가 역량을 키우는 데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적극적 재정을 통해 국민경제 대도약의 발판을 닦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기조를 바탕으로 하반기 경제성장 전략 수립과 내년도 예산 편성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재정 확대 효과의 근거로 소비쿠폰 효과를 직접 거론했다. "지난해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역 소상공인 매출을 소비쿠폰 100만원당 추가로 43만원가량 늘리는 효과를 거뒀다"며 "다른 여러 분석에서도 과감한 재정 투입이 내수 진작과 경제 활력 제고에 효과가 있다는 점이 입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긴축론에 대한 비판 수위도 높였다. 이 대통령은 "마치 돌림노래처럼 긴축을 강요하는 목소리가 사회 일각에 존재한다"며 "국가 채무를 명분으로 들고 있지만 사실상 민생 고통을 수수방관하라는 무책임한 목소리"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 눈을 속이는 포퓰리즘적인 긴축 재정론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국가채무 수준과 관련해서는 "실질적 채무는 GDP 대비 10% 정도라는 국제기관 발표도 있었다"며 "다른 어느 나라보다 국가채무 구조가 우량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한때 절약이 미덕일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소비가 미덕인 시대"라며 "돈이 안 돌아서 문제인 사회가 됐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무분별한 재정 지출과는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아무 때나 막 쓰자는 얘기는 전혀 아니다"라며 "지금은 투자를 통해 잠재력을 키울 시기이고, 지금 투자하면 나중에 더 큰 보상으로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적극적 재정을 통해 경제성장률과 GDP 자체를 높이면 국가부채 비율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논리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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