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을 앞두고 제주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이 교사를 폭행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교사에 대한 감사와 존중을 되새기는 날을 앞두고 전해진 소식이라는 점에서 교육 현장의 현실을 둘러싼 씁쓸한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제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교사 폭행 현장. / 제주교사노동조합 제공
지난 14일 제주교사노동조합과 제주시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4월 중순 제주시 소재 한 초등학교 위(Wee)클래스에서 발생했다. 위클래스는 정서·행동 문제나 학교생활 부적응 등을 겪는 학생을 상담하고 지원하는 공간이다.
당시 고학년 학생 B 군은 다른 학생과 갈등을 빚은 뒤 위클래스에서 분리 지도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B 군은 물건을 던지고 3층 창문 밖으로 나가려 했고, 이를 막아선 교사 A 씨를 향해 폭행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교사노조에 따르면 B 군은 A 씨에게 주먹질과 발길질을 하고 의자 등 물건을 던지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보였다. 폭행은 도움 요청을 받은 교장, 교감, 교무부장 등 교직원들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약 20분가량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A 씨는 전신 다발성 타박상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신체적 피해뿐 아니라 불면, 불안, 우울 증상까지 겪으며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A 씨는 치료와 회복을 위해 병가 중이다.
이번 사건은 A 씨의 요청으로 제주시교육지원청 지역교권보호위원회에 접수된 상태다. 학교 측도 지난달 20일께 해당 학생에 대한 교권보호위원회 심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교사는 제주교사노조를 통해 “나와 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학생이 자신의 행동을 반성할 수 있도록 올바른 교육적 조치가 이뤄지고, 교사의 사명과 책임이 방치되지 않는 안전한 교육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제주교사노조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개인 간 충돌이 아니라 학교 현장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사례로 보고 있다. 특히 분리 조치된 학생을 교사 1명이 1대1로 감당해야 하는 현행 구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위클래스는 학생의 정서적 회복을 위한 공간이면서 동시에 교사의 안전도 보장돼야 하는 공간”이라며 “이번 사건은 분리 조치된 학생을 교사 개인이 홀로 감당해야 하는 현재 구조의 명백한 한계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분리 지도 학생을 교사 1인이 전담하는 구조 개선, 교권보호위원회 전문 대응팀 지원, 교사 위원 확충, 학교 민원 대응 시스템 정비, 피해 교사 회복 지원과 학교 관리자 보호 조치 점검 등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교권 침해 문제는 최근 몇 년 사이 교육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학생 생활지도 과정에서 교사가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어도 즉각적인 보호 조치나 회복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특히 분리 지도나 상담 과정에서 교사 개인에게 책임이 집중되는 구조는 학교 현장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사건은 스승의날을 앞두고 알려졌다는 점에서 더 큰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 학생을 보호하고 지도해야 하는 공간에서 교사의 안전이 보장되지 못했다는 점, 피해 교사가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현장의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 교육당국의 후속 조치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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