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재원을 민생 지원에 투입해야 한다는 복지론과 일시적인 ‘반도체 착시’를 경계하며 초과 재원을 빚을 줄이는 데 우선 사용해야 한다는 신중론 모두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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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기획예산처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5월호’에 따르면 1분기 총수입 진도율은 본예산 기준 28.0%를 기록했다. 정부가 올해 100만원을 벌어야 할 때 예년(최근 3년 평균 약 24%)에는 3월까지 24만원이 들어왔다면, 올해는 벌써 28만원을 채운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투톱의 상여금 효과와 증시 활황 효과가 컸다. 역대급 상여금으로 소득세가 4년 만에 가장 많이 걷혔고, 코스피 거래와 연동된 농어촌특별세는 5년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들어왔다. 증권거래세 역시 2021년 이후 최대치를 찍었다. 1분기 법인세 증가분(9000억원)은 미미하지만, 기업 실적 개선이 가계 소득과 자산 시장으로 흐르는 낙수 효과가 세입 확충의 실질적 동력이 됐다.
예상을 웃도는 수입이 확보되면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언급한 ‘국민배당금’ 제도가 재정 운용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모습이다. 국가재정법상 초과세수는 나랏빚을 갚는 데 우선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산으로 발생한 기업의 초과 이익이 국가 세수로 연결된 만큼, 이를 국민에게 직접 환원해 소비 진작을 꾀하자는 논리다.
학계에서는 국민배당금 논의를 두고 엇갈린 시각이 나온다. 초과 재원을 적극 써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일시적인 현상임을 고려, 부채를 줄이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와 증시가 주도한 세수 호조가 심화하는 ‘K자형 양극화’를 가리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를 지원하는데 초과 세수를 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 때보다 심각한 양극화가 코스피 활황에 가려져 있다”며 “지난달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층 고용률이 낮아지고 있고 전통 산업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라고 짚었다. 초과 재원을 통해 일자리를 잃은 청년층 지원이나 공공임대 주택 공급, 자영업자 대상 소비 쿠폰 지급 등 실질적인 민생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설명이다.
일시적인 ‘반도체 오버슈팅(일시적 폭등)’을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국가부채 증가 속도를 줄이는 쪽으로 재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반대로 가격이 떨어지면 이익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실제 국내 세수는 예상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며 “우리는 매년 100조원의 적자를 내는 상황인 만큼, 초과세수 만큼은 애초 계획했던 국채 발행 규모를 줄이는 쪽으로 활용해 부채 증가 속도를 늦추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하반기 기업 실적이 본격 반영되는 8월 법인세 중간예납 실적까지 확인한 뒤, 초과 세수 활용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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