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의 시선]삼전 노조의 성과배분 논란, 마침표 찍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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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의 시선]삼전 노조의 성과배분 논란, 마침표 찍어야

이데일리 2026-05-15 0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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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수 총괄에디터] 근래 들어 유독 돋보이는 주식 차트가 있다. 바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두 반도체 기업이 이끄는 국장은 어느덧 8000피(코스피 8000)를 바라보고 있다. 거침없는 질주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율(시가총액 기준)은 47%(약 3000조원)에 이를 정도다.

포모(FOMO·소외 공포감)도 두드러진다. 주식투자를 한 번도 안 해 본 지인들이 슬쩍 물어본다. “지금 들어가도(투자해도) 될까요?” 속이 타들어간다. 수십억원을 벌었다는 인증글이 인터넷을 도배하고 있어서다. 더구나 인공지능(AI) 훈풍을 타고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불티나게 팔고 있는 SK하이닉스 직원들의 성과급은 부러울 따름이다. 과거 적자에 시달렸던 SK하이닉스는 성과급 상한선 없이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전직원들(3만4000명)에게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200조원으로 1인당 5억 80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에 질세라 지금도 업계 최고 대우를 받고 있는 삼성전자 노조가 궐기에 나섰다. 문제는 노조가 너무 과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한선 없이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매년 달라는 것을 명문화하자니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300조원(증권사 컨센서스)에 달할 경우 성과급 규모는 45조원에 달한다. 총파업 카드를 꺼낸 노조를 중재하기 위해 정부가 나섰지만 노사협상은 결국 빈손으로 끝났다. 이렇게 되면 오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예정된 노조의 전면파업은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파업시 직간접 손실이 100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반도체업계의 예측대로라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당초 예상치를 크게 하회할 뿐 아니라 고객사도 뺏길 수 있는 최악의 경영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삼성전자 노사협상이 평행선을 달리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배당금’이라는 화두를 불쑥 꺼냈다. AI 반도체 호황에 따른 과실의 일부를 국민에게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한 김 실장은 “초과세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국민배당금은 허황된 이야기다. 그러나 논지가 맞다면 아무 원칙 없이 그 초과이익의 과실을 흘려보내는 것이야말로 더 무책임한 선택일 수 있다”고 했다. 반도체 기업들로부터 거둬들이는 초과세수 발생시 국익을 위해 어떻게 활용할지를 논의해야 한다는 얘기다. ‘배당·환원’이란 단어가 던지는 반감은 차치하고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이 급증하는 만큼 법인세(최대 24%) 규모도 커지기 때문에 국가재정전략 차원에서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김 실장의 제안은 반도체가 세금·금융·인프라 등 각종 정부 지원이 투입된 국가 전략 산업이란 점에서 맥을 같이한다. 반도체 불황기에 정부가 쏟아부은 천문학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의 삼성전자는 존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는 21일부터 국민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국민성장펀드에 편입된 삼성전자에 2조원 규모의 저금리 설비투자 대출을 해준 것도 단적인 사례다. 국민의 혈세가 들어간 삼성전자는 ‘국민주(株)’인 셈이다. 노조의 과도한 성과배분 요구에 뿔이 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데 파업까지 강행한다면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역사적 오명으로 기록될 수 있는 만큼 삼성전자 노조는 모두에게 독이 될 파업 카드를 접고 사측과의 협상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 삼성전자 경영진과 이사회 역시 중장기 기업가치와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이번 기회에 성과배분 체계를 정교하게 매듭지어야 한다. 미래를 위한 거버넌스 확립 차원에서 성과배분 체계를 재설계해야 할 적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더 이상의 갈등을 없애고 AI 산업화 시대로 가는 길을 활짝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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