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가 중동 전쟁과 에너지 가격 급등 충격 속에서도 예상보다 견조한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서비스업과 건설업 회복이 경기 방어 역할을 하면서 시장 우려를 일부 완화했다.
영국 통계청은 14일 올해 1분기(1~3월) 국내총생산이 전 분기 대비 0.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지난해 4분기 0.2% 성장보다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영국 통계청은 도매업과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 광고업 등 서비스업 전반의 고른 성장세가 경제 확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부진했던 건설업도 회복세로 돌아섰으며 생산 부문 역시 소폭 증가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영국 경제가 급격히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지표는 예상보다 양호했다. 3월 국내총생산은 전월 대비 0.3% 증가해 시장 예상치였던 0.2% 감소 전망을 뒤집었다. 2월 성장률도 기존보다 상향 조정된 0.4%로 집계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성장 흐름이 장기간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세계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커지고 있고, 에너지 순수입국인 영국은 연료 가격 급등 영향을 직접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도 중동 전쟁 장기화 시 경제 충격이 확대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물가 상승 압력이 심화될 경우 영란은행이 올해 안에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립경제사회연구소는 “기업 신뢰 약화와 원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으며 채용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면서도 “소비 지표와 구매관리자지수는 비교적 견조해 영국 경제가 급격한 침체보다는 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치 불안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지방선거 참패 이후 키어 스타머 총리에 대한 사퇴 압박이 커지고 있으며 노동당 내부에서도 지도부 교체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좌파 성향 지도부 출범 시 재정 지출 확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불안 속에 영국 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를 넘어섰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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