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지방선거 참패 후 첫 장관 사임
총리 교체 위한 경선 촉구…본인 출마 선언은 아직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는 웨스 스트리팅 보건 장관이 14일(현지시간) 사임했다.
집권 노동당의 지방선거 참패 이후 스타머 총리의 퇴진을 촉구하며 장관이 사임한 첫 사례다. 앞서 차관 4명이 사임했고, 많은 노동당 소속 하원의원들이 스타머 총리의 사임 또는 퇴진 일정 제시를 요구했다.
스트리팅 장관은 사직서에서 "총리는 세계 무대에서 용기와 정치력을 보였고 특히 영국을 이란 전쟁에 휘말리지 않게 한 것이 그랬다"며 "그러나 우리에게는 비전이 필요한데 진공 상태이고, 방향 지시가 필요한데 표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총리가 다음 총선까지 노동당을 이끌 수 없다는 게 자명하다"며 "노동당 의원들은 앞으로의 토론이 개인이나 파벌주의가 아닌 아이디어 싸움이 되기를 바란다. 광범위하고 최고의 가능한 후보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도부 교체를 요구한 것이지만, 스트리팅 전 장관은 아직 본인의 경선 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고 경선에 필요한 노동당 하원의원 20%(약 81명) 이상의 공개 지지를 확보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에 스트리팅 장관이 그만큼의 지지를 확보했으나 질서 정연한 일정 진행을 원하기에 즉각 경선을 요구하지는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43세의 스트리팅 전 장관은 어려운 가정의 공공 아파트에서 성장했고 케임브리지대 재학 시절 동성애자로서 정체성을 공개했다. 지방의원을 거쳐 2015년 하원의원에 선출됐으며 스타머 총리가 2020년 제1야당 시절 노동당 대표로 선출된 다음에 예비내각에 기용되며 두각을 나타냈다.
중도좌파 노동당에서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중도주의를 지지하는 블레어라이트로 꼽힌다.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재임하면서 급여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는 의사 노조와 지속해서 맞섰다.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의 재정 준칙 엄수를 지지하며 국방비 증액을 위한 복지 예산 절감에도 찬성한다. 다만, 이민 문제에서는 비교적 진보적인 성향인 것으로 평가된다.
스타머 총리는 사임 요구를 거부하면서 노동당 절차에 따라 요건을 갖춘 도전자가 나오면 경선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당내 중도주의파로 꼽히는 스트리팅 장관이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 앤절라 레이너 전 부총리나 에드 밀리밴드 에너지안보 장관, 앤디 버넘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 등 당내 진보 진영에서도 최소 한 명의 주자를 내세우려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영국 주요 매체들은 해병대 출신인 앨 칸스 국방부 정무차관도 노동당 대표 경선이 치러지면 출마할 의향이 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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