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축한 흙기운을 밀어 올려
끝내 꽃대 하나 세운 냉이꽃
화려한 부름은 사양한 채
가장 낮은 자리에서
봄의 첫 줄을 써 내려왔던가
바람 지나가는 쪽으로 몸을 누였다가
제 생의 무게만큼만 흔들리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인사
씨방을 맺으며
제 몸을 비워내는 일이란
거창한 선언 하나 없이
작은 숨결로 계절을 건너보내며
일렁이는 바람 끝마다
여름으로 갈 씨앗들을
대롱 매달고 있다
홍채원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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