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너 전 부총리 발목 잡던 세금 문제 해소…"게임 복귀"
"당내 기반·인지도 높은 온건 좌파…경선 도전 선언도, 배제도 안해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입지가 위태로운 가운데 유력한 경쟁자로 꼽혀온 앤절라 레이너 전 부총리가 발목을 잡고 있던 세금 문제를 해소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레이너 전 부총리는 이날 일간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국세청이 자신의 부동산 인지세 의혹과 관련한 조사에서 고의적인 부정행위가 없었다고 결론짓고 가산세도 부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46세인 레이너 전 부총리는 영국 정계에서 가장 드라마 같은 스토리를 가진 인물로, 중도좌파 집권 노동당 내 기반과 대중적 인기가 높지만, 세금 문제가 그동안 걸림돌이 돼 왔다.
지난해 5월 남부 휴양 도시 호브에 80만 파운드(약 16억원)짜리 아파트를 샀다가 인지세 4만 파운드(약 8천만원)를 덜 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레이너 전 부총리는 이는 실수였다며 부총리 및 당 부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국세청 조사를 받아 왔다.
이날 스타머 총리에 맞서 당 대표 경선 도전을 선언할 걸로 예상되는 웨스 스트리팅 보건장관은 당내에서 중도주의자로 꼽히는 반면, 레이너 전 부총리는 온건 좌파로 평가된다.
그는 생계를 걱정해야 할 만큼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자랐고 16세에 출산으로 중등학교를 중퇴했다. 돌봄 노동자로 일하던 중 노조 지도부로 활동했고, 2015년 총선에서 노동당 후보로 출마해 지역구에서 183년 만의 첫 여성 하원의원이 됐다.
세 자녀를 둔 엄마이며 2017년 37세로 할머니가 됐다. 2022년 당시 제1야당이던 노동당의 부대표가 됐고 2024년 7월 스타머 총리와 함께 노동당 압승을 이끌었다.
사임 이후에도 스타머 총리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틴과 관련된 피터 맨덜슨의 주미 대사 인사 논란에 휩싸였을 때나 잠재적 경쟁자인 앤디 버넘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이 당에 하원의원 보궐 선거 출마 허가를 요청했을 때 강한 목소리를 내며 당내 영향력을 발휘했다.
지난 7일 지방선거 참패 이후 스타머 총리에 대한 퇴진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레이너 전 부총리는 '당장' 변화가 필요한 때라며 압박을 보탰다.
레이너 전 부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경선 도전을 선언하지도, 배제하지도 않았다.
그는 "난 총리(경선)를 촉발하지는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키어는 이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변화를 이루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내 역할을 하겠다"며 "어떤 역할을 하든 정말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계속해서 강하게 밀어붙이겠다"고 말했다.
레이너 전 부총리는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당을 하나로 끌고 갈 사람을 찾는 문제"라며 다른 온건 좌파 경쟁자를 지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고, 당이 버넘 시장의 하원 재입성을 막지 않았어야 한다는 견해를 거듭해서 밝혔다. 버넘 시장은 올해 초 하원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도록 허용해 달라고 당에 요청했으나 좌절됐고, 현재 대표 경선의 현직 하원의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일간 더타임스는 레이너 전 부총리가 가산세 부과는 받지 않았더라도 국세청에 4만파운드를 뒤늦게 납부한 만큼 의구심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레이너 전 부총리의 측근들은 "레이너는 게임에 복귀했다"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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