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팔레스타인 극좌 정당 후보 일부 겨냥해 비방 캠페인 의심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당국이 지난 3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앞두고 극좌 정당을 겨냥해 이스라엘 기업이 개입한 의혹을 수사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의심받는 이스라엘 기업은 '블랙코어'(BlackCore)라는 이름의 알려지지 않은 업체다. 자사 웹사이트와 비즈니스 네트워크 사이트 링크트인에는 "현대 정보전의 시대를 위해 설립된 엘리트 영향력·사이버·기술 기업"으로 소개해 놨다.
프랑스 당국은 이 기업이 프랑스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지방선거 후보자 일부를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비방 캠페인을 수행한 것으로 의심한다. 당국은 이 기업에 비방 캠페인을 의뢰한 이가 누구인지 추적 중이다.
LFI는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뒤 줄곧 친팔레스타인 행보를 보이며 프랑스 정치권에서 누구보다 이스라엘 비판에 앞장섰다. LFI는 하마스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지도 않는다. 이에 일부 유대인 단체나 정치권 일각으로부터 반유대주의 비난을 받는다.
프랑스 당국과 LFI 측에 따르면 이스라엘 기업의 비방 작전은 주로 마르세유와 툴루즈, 루베 시장에 출마한 후보들을 겨냥했다.
마르세유 후보자를 겨냥해선 현재는 폐쇄된 블로그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성추문 의혹이 제기됐다. 이 블로그로 연결되는 QR코드도 마르세유 곳곳에 게시됐다. 툴루즈 후보 역시 익명의 소셜미디어 계정과 웹사이트 등에서 비방성 광고의 표적이 됐다. 프랑스의 디지털 외세 개입 감시기구인 비지눔(VIGINUM)은 루베 후보 역시 같은 조직과 연계된 페이스북 페이지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 세 명 중 최종 당선된 이는 루베 후보뿐이다.
LFI는 비지눔이 자당 후보들을 겨냥한 외국 세력의 개입 사실을 알렸으며 현재 수사 당국과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당 측은 성명을 통해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가 이러한 종류의 공격이 벌어지는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우려했다.
급진 좌파 성향의 LFI는 프랑스 정당들 가운데 10∼15%의 견고한 지지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가 이미 내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상황으로, 1차 투표에서 적지 않은 좌파 유권자의 표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로이터 통신에 블랙코어라는 기업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가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접촉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프랑스 외무부 역시 로이터 통신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sa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