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14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시작됐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3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방문 중이다.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14~15일 이틀간의 미중정상회담에서는 관세와 무역 갈등을 비롯해 이란 정세, 대만 문제, 첨단기술 통제 등 양국 간 핵심 현안과 국제 문제 등이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양국은 상호 고율 관세와 수출 통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하다가 '휴전'한 상태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관계 안정 필요성에도 공감하고 있어 일정 수준의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단 양국 정상의 첫 반응은 긍정적이다.
시진핑 주석이 "중미의 공동 이익은 차이점보다 훨씬 크다"며 "양국의 성공은 서로에게 기회이고 양국 관계의 안정은 세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시진핑, '투키디데스함정' 거론…"공존 길 가야"
트럼프 "미중관계, 어느때보다 좋아질 것…환상적 미래 만들것"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회담은 상호 존중을 강조하는 덕담으로 시작됐다.
시 주석은 환영사에서 "중미관계의 안정은 세계에 호재"라며 "적수가 아닌 파트너로서 공동 번영을 추구하고 신시대 대국 간 올바른 길을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투키디데스 함정을 넘어설 수 있을지,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할 수 있을지는 역사적 질문"이라며 "양국 지도자가 함께 답을 써내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키디데스 함정은 신흥 강대국이 기존 패권국을 위협할 때 전쟁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국제정치 용어로, 시 주석은 이를 언급하며 미국과 중국이 경쟁이 아닌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위대한 지도자"라 칭하며 개인적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서로 환상적인 관계를 토대로 환상적인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미중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방중에 동행한 미국 기업인들이 중국과의 무역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전적으로 상호주의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의 '선물'에 비례해 미국의 대응이 결정될 것이라는 함의를 담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두·소고기·보잉 항공기 수출 등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는 한편, 시 주석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확보와 대만 문제 관련 입장 변화를 원하고 있어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자리다.
시 주석이 초강대국으로서의 지위와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데 비해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발언을 절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평소 직설적 화법을 구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양 정상은 모두 발언에서 이란 전쟁 해법 등 주요 의제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피했지만, 이번 회담이 향후 미중관계의 방향성을 결정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 외교·안보·경제 라인 핵심 참모 총출동…총력전
양국 정상은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 회담에 들어갔다.
이날 회담에는 양국 외교·안보·경제 라인의 핵심 참모들이 총출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왼편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자리했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 전략을 주도하는 핵심 인물이고, 헤그세스 장관은 최근 대이란 군사 작전을 총괄하며 안보 정책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밀러 부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백악관 내 핵심 실세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 오른편에는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배석했다.
베선트 장관과 그리어 대표는 대중 관세 및 무역 협상을 주도해온 인물들이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 간 무역·투자 논의에 깊숙이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취임한 퍼듀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전략 수행 적임자로 낙점한 인물이다.
중국 역시 차이치 중국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와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왕이 외교부장 등 시 주석의 최측근들과 외교·경제 핵심 참모들이 나왔다.
중국 내 공식 서열 5위인 차이 서기는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구성원으로서 시 주석의 '비서실장' 역할을 해온 핵심 측근이다.
허리펑 부총리는 시 주석의 대표적 경제 책사이며 왕이 부장은 시 주석의 외교 복심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둥쥔 국방부장, 란포안 재정부장, 왕원타오 상무부장, 정산제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장관급), 마자오쉬 외교부 상무 부부장(수석 차관), 셰펑 주미 중국대사, 훙레이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 등이 배석했다.
회담장에 배석한 인물 구성만 봐도 양국이 이번 회담을 안보와 전략 경쟁, 후속 협상 조율까지 포괄하는 '총력전' 성격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中, 의전 '격' 높이고 분위기 띄우기…트럼프, 웃으며 환영식 참석
9년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다시 맞이한 중국이 '격'을 높인 의전으로 세계 양강 정상회담 분위기를 띄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2박 3일 국빈 방문이 시작된 13일, 베이징 서우두(首都)국제공항에서 시내로 향하는 공항고속도로와 톈안먼광장 주변에는 미중 양국 국기가 나란히 걸렸다. 베이징 시내 곳곳에는 무장경찰과 경찰차가 증강 배치됐고, 톈탄공원과 정양먼 등 핵심 시설은 폐쇄되며 주요 도로 통행도 통제됐다.
중국은 해외 정상 방문 때마다 의전에 공을 들여왔지만, 이번 방중은 한층 격을 높였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을 공항에서 영접한 인물은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낸 한정 국가부주석으로, 2017년 당시 양제츠 국무위원이 맞이했던 것과 비교해 대우가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영매체들도 일제히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민일보와 신화통신은 논평을 내보냈고, CCTV는 특별 생중계 모드로 전환해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 행렬이 창안제를 달리는 장면을 실시간 중계했다. 메인뉴스 진행자 캉후이가 인민대회당 현장에 직접 나서 열기를 전하기도 했다.
중국은 2017년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금성을 하루 비워준 데 이어 이번에는 황제가 제사를 지내던 톈탄공원으로 안내하는 등 '특별 의전'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 행렬은 오전 10시께 창안제를 통해 인민대회당 동문 광장에 진입했다. 시 주석은 본관 계단을 내려와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고, 공식 환영행사가 시작됐다. 두 정상은 의장대 사열과 예포 21발 발사 속에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가 연주 시 거수경례를 했고, 시 주석과 레드카펫을 걸으며 환담을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등을 두드리거나 어린이들의 환영에 손뼉을 치는 모습, 시 주석이 계단 위에서 손짓을 섞어 설명하는 장면 등이 포착되며 양국 정상의 '친밀한 연출'이 강조됐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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