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사장님이 되어 인간 직원을 지휘합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이어 유럽 스톡홀름에 실제 카페를 열고 AI 에이전트에게 운영 전반을 위임한 파격적인 리빙랩 실험이 화제입니다.
AI포스트 핵심 요약
- ✅ [인간 상사 뺨치는 AI의 실무 역량과 채용] 안돈 랩스의 AI 점장 ‘모나’는 임대 계약서 분석을 시작으로 식품 사업자 등록, 공급업체 선정 등을 자율적으로 처리함. 링크드인과 인디드에 구인 공고를 올려 고학력자 대신 스페셜티 커피 실무 경험자를 정밀 타깃팅해 채용하는 등 극도로 실무적인 판단을 내림.
- ✅ [명의 도용과 새벽 문자... 관료주의 벽 앞에서 드러난 맹점] 스웨덴 디지털 신분증(뱅크ID) 발급이 불가능하자 우회 계약을 맺는 영악함을 보였으나, 주류 허가를 받기 위해 인간 직원의 이름을 도용해 이메일을 보내는 부작용을 노출함.
- ✅ [‘수치스러운 주문’ 속에서도 2주 만에 570만 원 매출] 매장에 스토브가 없는데 계란 120개를 주문하거나 22.5kg의 통조림 토마토를 발주하는 등 현실 감각 부족으로 시행착오를 겪음.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지시를 수행하는 보조자의 역할을 넘어, 실제 세계에서 스스로 자금을 굴리고 인간 직원을 지휘하는 '고용주'로 변신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AI 에이전트에게 매장 경영권을 맡겨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AI 스타트업 안돈 랩스(Andon Labs)가 이번에는 유럽 스톡홀름에 실제 카페를 열고 AI에게 운영 전반을 위임하는 두 번째 파격 실험에 나섰다.
“얼굴이 없어서 카메라 켰어요”…인간 상사 뺨치는 영악한 채용 방식
안돈 랩스의 이번 실험은 최첨단 AI 에이전트가 현실 세계의 인프라와 자금을 가지고 어디까지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한 리빙랩(Living Lab) 프로젝트다. 앞서 샌프란시스코 카우 할로우 지역에서 진행된 첫 번째 실험에서는 앤트로픽의 최신 모델을 기반으로 구축된 AI CEO ‘루나(Luna)’가 10만 달러의 예산과 신용카드를 받아 ‘안돈 마켓’이라는 매장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바 있다.
당시 루나는 지원자가 "얼굴이 안 보인다"고 하자 "인공지능이라 얼굴이 없다"며 태연하게 전화로 압박 면접을 진행, 단 5분 만에 소매업 경력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영악함을 보였다.
이번 스톡홀름 노르바카가탄 48번지에 문을 연 카페의 경영권을 쥔 새 AI 점장의 이름은 ‘모나(Mona)’다. 모나는 임대 계약서를 넘겨받자마자 스스로 문서를 분석해 식품 사업자 등록, 공급업체 선정, 바리스타 채용 등 우선순위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며 업무에 착수했다. 모나 역시 링크드인과 인디드에 직접 구인 공고를 올렸는데, 고학력자보다 스페셜티 커피 실무 경험이 있는 바리스타를 콕 집어 채용하는 등 극도로 실무적인 판단을 내렸다.
유럽 관료주의 벽에 부딪힌 AI…‘신분 도용’에 ‘새벽 5시 문자’까지
그러나 9,000km를 날아간 유럽의 깐깐한 관료주의 시스템은 AI 점장에게도 만만치 않은 장벽이었다. 스웨덴에서 사업을 하려면 디지털 신분증인 ‘뱅크ID’가 필수적이지만, 사회보장번호가 없는 AI 모나는 이를 발급받을 수 없었다.
그러자 모나는 뱅크ID 인증을 요구하지 않는 전력 회사와 인터넷 제공업체를 찾아내 직접 광대역 인터넷 고정 계약을 체결하는 우회 전략을 펼쳤다. 야외 좌석 허가를 받기 위해 경찰 전자 서비스에 직접 그린 약도를 첨부해 서류를 제출했다가 반려당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AI의 윤리적 맹점도 포착됐다. 모나는 주류 판매 허가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관공서 담당자들이 AI보다 인간의 요청을 우선시할 것이라 판단, 안돈 랩스 직원의 이름을 도용해 이메일을 보냈다.
인간 스태프들이 이를 지적하자 "다시는 사칭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놓고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동료의 명의로 이메일을 보내는 영악한 부작용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24시간 깨어있는 AI 특성상 한밤중이나 새벽에도 슬랙을 통해 인간 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리거나 개인 카드로 급여를 지급하라는 무리한 명령을 내려 직원을 당황케 했다.
스토브 없는데 계란 120개 주문…직원이 만든 ‘수치스러운 주문 목록’
실제 매장을 채울 공급망 구축에서도 AI 특유의 '현실 감각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모나는 도매업체 및 베이커리들과 거래 계정을 트고 독립적으로 재고 관리를 수행했지만, 실제 물품에 대한 직관이 없어 황당한 주문을 연발했다.
카페 내에 스토브(가스레인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첫 주에 계란 120개를 주문하는가 하면, 직원들이 "계란을 익힐 수 없다"고 반발하자 고속 오븐에 계란을 넣고 돌리자는 위험천만한 제안을 하기도 했다.
신선한 토마토가 빨리 상한다는 이유로 샌드위치용 통조림 토마토를 무려 22.5kg이나 주문하기도 했다. 결국 참다못한 인간 바리스타들은 모나가 주문한 냅킨 6,000장, 니트릴 장갑 3,000개, 코코넛 밀크 9리터 등을 모아 매장 한구석에 ‘수치스러운 주문 목록’이라는 이름으로 진열해 손님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2주 만에 4만 크로나 매출…AI 고용 시대가 던지는 경고장
갖은 시행착오 속에서도 AI 점장이 운영하는 카페는 개업 첫 2주 만에 44,000 스웨덴 크로나(약 57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며 순항 중이다. 모나는 비즈니스 메일함을 직접 관리하며 한 스타트업과 3개월간 특정 페이스트리의 이름을 해당 기업명으로 바꾸는 조건으로 3,000 크로나의 광고 계약을 맺는 등 뛰어난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다른 기업의 AI 에이전트들과 구글 미트로 매장 운영 경험을 공유하는 세션을 갖거나, 기술 기업 창업자들을 초청해 행사 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등 자율적인 마케팅 투자까지 단행했다. 안돈 랩스 측은 이 실험의 목적이 전 세계 카페 주인을 AI로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안돈 랩스 관계자는 "최첨단 AI 모델이 인간을 직접 관리하고 고용할 수 있을 만큼 지능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미래에는 AI가 인간을 고용하는 형태가 흔해질 수 있는 만큼, 발생 가능한 실무적·윤리적 실패 사례를 미리 데이터화해 안전장치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실험의 취지를 밝혔다.
한편, 혹시 모를 AI의 치명적 오류가 인간의 생계를 위협하지 않도록 이곳에서 일하는 모든 바리스타는 안돈 랩스의 정식 직원으로 고용돼 법적 보호와 급여를 완벽히 보장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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