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 노조가 오는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와 삼성전자 사측이 연이어 추가 대화 요청을 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노조가 "제도화와 투명화가 우선"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노사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오른쪽 사진)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왼쪽 사진)이 지난 13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된 후 협상장을 각각 떠나고 있다. ⓒ 연합뉴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에 '노사 간 추가 대화를 제안드린다'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회사는 공문에서 "최근 진행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조정 과정에서 노사 양측이 각각의 의견을 전달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회사는 노사가 직접 대화를 나눌 것을 제안한다"고 전했다.
이날 중노위도 삼성전자 노사에 오는 16일 사후조정 회의를 재개할 것을 요청했다.
중노위는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다시 한번 노사 간의 진정성 있는 대화와 실질적인 교섭의 자리로 2차 사후조정회의 요청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1~12일 이틀간 정부세종청사 중노위에서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2일차 자정을 넘긴 13일 새벽 삼성전자 노조가 협상장을 떠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사후조정은 조정이 종료된 뒤 노동쟁의 해결을 위해 노사 동의하에 다시 실시하는 조정이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중재자 역할을 맡아 교섭을 진행한다.
회사와 중노위의 추가 협상 제안에도 노조는 현 상황에서 추가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후조정 노측 대표 교섭위원이었던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번 제안에 대해 "성과급 제도화와 투명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화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따.
김재원 전삼노 정책기획국장도 "현재로서는 협상 계획이 없다"며 "성과급 투명화, 상한폐지 제도화 안건이 있으면 대화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정부 중재안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중노위는 기존 경제적부가가치(EVA) 기반 초과이익성과금(OPI) 제도를 유지하되 반도체(DS) 부문에 특별 포상을 추가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별 포상은 DS 부문이 매출과 영업이익이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영업이익의 12%를 재원으로 지급하자는 내용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DS 부문 OPI 총액이 약 4조원 수준이었던 점과 올해 DS 영업이익 전망치 등을 감안하면 특별 포상 규모가 최대 36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만 40조원을 성과급으로 DS 부문에 지급하자는 것이다.
중노위는 이같은 검토안을 '조합원 투표에 부쳐볼 수 있지 않느냐'고 제안했지만, 최 위원장은 최근 조합원 커뮤니티에서 이를 두고 "헛소리, 글러먹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 간 핵심 쟁점은 성과급 재원 기준과 지급 방식의 제도화 여부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제 폐지와 반도체(DS) 부문에 대한 연간 영업이익의 15%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300조원대로 예상되는 가운데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규모는 45조원으로 추산된다.
반면 사측은 성과급 제도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시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강행할 예정이다. 이날 기준 파업에 참가하겠다는 노조 신청자 수는 4만3286명에 달한다.
노조 예고대로 총파업이 이어질 경우 파업 피해가 수십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가능성과 성과급 확대 요구가 현실화될 경우 연간 영업이익 감소 규모가 최대 43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공장은 사전 예비 작업과 사후 안정화 작업까지 더해져 파업의 실제 충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파업이 18일간 지속될 경우 종료 이후에도 자동화 라인의 재가동, 정상화 과정에서 추가로 2~3주의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