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젠성 출신 향우회 간판 걸고 미국 내 中반체제 인사 감시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중국 정부를 위한 비밀 경찰 거점을 운영한 중국계 미국인이 유죄 평결을 받았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미국 시민권자 루젠왕(64)이 유죄라고 판단했다.
검찰에 따르면 미국 내 중국 푸젠성 출신들의 향우회 '창러공회'의 회장이었던 루젠왕은 지난 2022년 맨해튼 차이나타운에 중국 정부를 위한 비밀 경찰 거점을 설치했다.
사무실 외벽에는 향우회란 표식이 부착됐지만, 미국내 반체제 인사와 민주화운동 활동가들을 감시하는 비밀 경찰서로 활용됐다는 것이 검찰 수사 결과다.
검찰은 중국 공안이 루젠왕에게 '반체제 인사들을 압박하고 위협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재판 과정에선 중국 반체제 인사이자 유튜버인 쉬제가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도 감시 대상이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루젠왕 측은 해당 시설이 실제로 향우회로 운영됐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중국계 주민들의 운전면허 갱신을 돕던 장소였고, 탁구와 마작 모임 공간이었다는 것이다.
변호인은 "검찰이 단순한 행정적 문제를 국제 첩보 사건으로 과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배심원단은 루젠왕이 불법 외국대리인으로 활동했고, 중국 공안부와의 통신 기록을 삭제해 수사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현재 보석 상태인 루젠왕은 불법 외국대리인 혐의 유죄로 최대 10년형, 사법방해 혐의 유죄로 최대 20년 형에 처해질 수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는 지난 2022년 중국 정부가 세계 각국에서 비밀 경찰서를 운영하면서 중국 출신 해외 거주 인사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내용의 국제인권단체 보고서가 발표되자 뉴욕의 비밀 경찰 거점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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